삼성 배영수(32)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에이스’다. 지금은 특급 에이스 같은 구위가 아닐지라도, 과거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이다. 특히 길고 긴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딛고 돌아왔기에, 팬들이 메이저리그의 사이영상에 빗대 ‘사이영수상’을 줘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투혼은 남다르다.
이런 배영수의 눈에 가장 돋보이는 현역 투수는 누구일까. 배영수는 14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오늘 아침 우연히 알게 됐다”며 롯데 송승준(33)의 투구이닝 기록을 꼽았다. 송승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15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이 기간 선발로테이션을 거른 경우는 골반 통증을 앓았던 2012년 7월이 유일했다. 당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곧바로 복귀해 무서운 뒷심으로 개인 최저 방어율(3.31) 시즌을 보냈다.
송승준은 올 시즌에도 초반 극심한 불운을 딛고 13경기에서 71.2이닝을 던져 4승2패, 방어율 4.27을 기록 중이다. 송승준 스스로도 “올 시즌은 오직 투구이닝에만 신경쓰겠다”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6년 연속 150이닝 이상 투구가 무난한 페이스다.
배영수도 전성기인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러나 이후 팔꿈치 통증에 시달려 은퇴의 갈림길까지 갔다. 지난해 3.21의 방어율과 12승(8패)으로 부활한 배영수이기에 송승준이 보여준 꾸준함의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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