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민 에쓰오일 우승 “캐디 엄마의 뒷바라지 덕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17일 07시 00분


변현민이 16일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열린 제7회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변현민이 16일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열린 제7회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7언더 199타…대회 최소타 기록
“고생하시는 엄마·언니에게 감사”

‘투어 4년 차’ 변현민(23)이 허윤경(23)의 추격을 뿌리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7회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에서 우승했다.

변현민은 16일 제주도 엘리시안 골프장(파72·657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했다. 6타를 줄이며 쫓아온 허윤경(23·15언더파 201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치고 정상을 지켰다.

17언더파 199타는 이 대회 최소타 기록이다. 2011년 이미림(26·16언더파 200타)의 기록을 1타 줄였다. KLPGA 투어 최소타 기록(54홀 경기 기준)은 18언더파 198타(이정은·2009년 KLPGA선수권)다. 2011년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던 변현민은 1년 11개월 만에 2승째를 신고했다.

● “어머니와 언니 덕에 우승”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늘 힘을 주는 언니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변현민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조금씩 골프선수의 꿈을 키워가던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골프를 그만둬야 할 형편이었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어머니 김금실 씨는 딸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고생을 감수하고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김 씨는 딸이 프로가 된 이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캐디로 나섰다. 최근까지도 캐디를 하며 딸을 뒷바라지 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언니도 동생에게 힘을 실어 줬다.

변현민은 어머니와 언니의 헌신에 2007년 꿈에 그리던 프로골퍼가 됐다. 2년 간 2부 투어에서 뛴 다음 2010년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데뷔 2년 차인 2011년 7월에는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1년 넘게 우승이 없었던 변현민은 변화와 연구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경기가 없는 날 남자 골프대회를 자주 찾는다. 4월 발렌타인 챔피언 때도 골프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변현민은 “우승을 차지한 브렛 럼포드의 경기 장면을 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걸 배우게 됐다. 럼포드가 퍼팅할 때 루틴부터 스트로크까지 일관된 행동을 하는 걸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겨울엔 큰 변화도 줬다.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외국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새로운 골프를 습득했다.

● 더욱 혼탁해진 상금왕 경쟁

KLPGA 투어의 상금왕 경쟁은 혼전으로 빠졌다. 변현민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17위에서 6위(1억8189만원)로 뛰어올랐다. 장하나(21·공동 15위)가 3억3356만원을 벌어 1위를 지켰지만 안심할 수 없다. 2위부터 5위까지 2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 매 대회 살얼음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김보경(공동 24위·2억6053만원), 김효주(2라운드 후 기권·2억5937만원), 양수진(단독 3위·2억3862만원), 허윤경(단독 2위·2억852만원)이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제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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