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을 향한 길목에서 한국과 이란의 최종전이 펼쳐질 울산은 한국축구에 흐뭇한 추억을 안겨준 곳이다. 작년 울산현대가 4만 관중이 가득 들어찬 안방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막판 담금질 중인 대표팀에도 당시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뛴 태극전사가 여럿 포진했다. 골키퍼부터 전방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4명이나 있다. 김영광(GK·울산)-곽태휘(DF·알 샤밥)-이근호(MF·상주)-김신욱(FW·울산) 등이 주인공.
하지만 그 때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군 입대와 해외 진출 등으로 제각각 달라진 소속 팀을 언급하는 게 아니다. 경쟁과 부상이라는 변수다. 작년 이들 4인방은 울산문수경기장을 휘저으며 울산의 AFC 챔스리그 제패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대표팀에서의 역할은 서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4인방 중 유일하게 최종예선 7경기를 모두 소화했던 주장 곽태휘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한국 1-0 승) 도중 왼쪽 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최근 풀 트레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재활과 치료를 병행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다른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윙 포워드 이근호도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데다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 등과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고, 김신욱 역시 스타팅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김영광도 후배 정성룡(수원)에 이은 제2의 골키퍼 옵션이다.
그래도 분명한 사실은 필승 의지다. 이근호는 “친정 팬 앞에서 꼭 이란을 꺾고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했다. 울산 시절 동료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주전-비주전을 떠나 이들의 우승 기운을 태극전사들이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