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프로야구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넥센의 한 베테랑 선수는 ‘트라우마’ 이야기를 꺼냈다. 심리학에서 심적외상(心的外傷)을 뜻하는 트라우마는 외부 요인에 의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가 되는 걸 뜻한다.
그는 “안 좋다, 안 좋다 하다가 (15일 오심으로) 결정타를 맞으면서 선수단에 패배의식이 퍼지는 느낌”이라며 “가끔씩 세상이 우리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 같지 않다는 절망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기에서 우리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넥센 선수단은 이날 “연패를 끊는 게 우선”이라며 승부욕을 불태웠지만 이번에도 행운의 여신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9회 1사 만루에서 5번 타자 강정호가 병살타를 때린 탓에 넥센은 LG에 4-5로 패했다. 2위 넥센은 7연패에 빠진 반면에 3위 LG는 5연승을 달렸다. 두 팀의 승차는 0.5경기로 줄었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게 화근이었다. 2-3으로 넥센이 추격한 3회말 LG 정성훈의 땅볼 때 3루 주자 정의윤이 런다운에 걸렸지만 선발 투수 밴헤켄이 공을 놓치면서 점수를 내주고 말았던 것. 염경엽 넥센 감독은 4-5로 따라간 7회말 수비 때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2011년 5월 15일 이후 764일 만의 7연패를 피하지 못했다.
SK 김광현과 KIA 김진우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광주에서는 난타전 끝에 KIA가 SK를 9-7로 꺾고 7연승을 기록했다. KIA는 7회초에만 투수 6명을 교체 투입하면서 한 이닝 최다 투수 교체 기록을 세웠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한화를 4-3으로 꺾고 김시진 감독의 역대 13번째 700경기 출장을 축하했다. 마산에서는 안방팀 NC가 연장 12회 끝에 삼성과 7-7로 비기며 주말 3연전을 1승 1무 1패로 나눠 가졌다. 전날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타이기록(351개)을 세운 삼성 이승엽은 4타석 연속 삼진을 포함해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편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이날 역대 4번째 최소 경기인 252경기 만에 300만 관객(305만4222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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