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와 선발 대결…서로 QS 주고 받아 美 언론 “류현진 또 다시 잘 던졌다” 호평 홈런 친 이치로 “눈 감고 스윙” 한때 논란
시속 150km의 빠른 직구를 던졌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도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좌완투수임에도 왼손타자에게 오히려 약한 점, 결정적 순간 실투가 장타로 연결된 대목은 아쉬웠다.
LA 다저스가 1981년 월드시리즈 6차전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와 맞붙은 20일(한국시간)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26·다저스)이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았지만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해 시즌 3패째(6승) 떠안았다. 방어율도 2.85에서 2.96으로 높아졌다. 19일 예정됐던 경기가 비로 연기돼 평일 낮 더블헤더로 열린 경기였지만, 이날 양키스타디움에는 4만60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귀환, 옛 지역 라이벌의 재회 등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일 양국의 야구팬들은 류현진과 구로다 히로키-스즈키 이치로(이상 양키스)의 맞대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류현진은 시즌 14번째 선발등판에서 11번째 퀄리티 스타트로 제 몫을 다했지만, 이치로에게는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완패했다. 류현진은 2회말 무사 1루서 이치로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첫 위기를 맞았다. 몸쪽 커브로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스킵 슈마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무사 1·2루서 보내기번트가 나왔고, 1사 2·3루서 좌타자 라일 오버베이에게 2타점 중월 2루타를 맞고 먼저 실점했다. 바깥쪽 직구로 승부했지만, 구속은 143km에 그쳤고 코스도 예리하지 못했다. 3번째 실점은 이치로에게 맞은 홈런이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치로는 류현진이 던진 시속 142km 직구를 받아쳐 양키스타디움 외야 우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치로는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양키스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오른손타자(피안타율 0.226)보다 왼손타자(피안타율 0.288)에게 더 고전하고 있다. 이날 양키스전에서도 좌타자인 이치로와 오버베이에게 결정타를 허용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6회 홈런이 가장 아쉽다. 이치로가 잘 쳤다. 한·일 맞대결, 양키스와 경기 모두 의식하지 않았다. 양키스는 역사도 깊고 잘하는 팀이다. 타자들도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밝혔다.
ESPN은 “류현진은 또 다시 잘 던졌다. 양키스는 다저스의 좋지 않은 수비, 불안한 불펜 덕에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다저스 타선은 6.2이닝 8안타 2실점으로 7승째(5패)를 올린 구로다에 끌려가며 승기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더블헤더 제2경기에선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6-0으로 승리했다.
한편 이치로는 경기 후 홈런에 대해 “내게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솔직히 눈 감고 스윙했을 뿐”이라고 말해 한국에서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미국 및 일본 언론은 류현진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 부진에서 벗어나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표현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