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개하면서 밝힌 계약기간은 2년이다. 전임 최강희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까지로 자신의 임기를 한정하면서부터 홍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만큼 관심은 ‘부임’ 자체가 아닌 ‘계약기간’이었다. 항간에는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바라본 5년 계약설, 내년 브라질월드컵 성적을 보고 연장 옵션이 가동되는 1+4(년)설 등 다양한 루머들이 제기됐지만 이번 발표로 모든 상황이 정리됐다.
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2년 계약이) 충분치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미 (홍 감독과는) 교감을 나눴다. 오히려 적지 않은 시간이라 본다”며 “(임기 후) 더 갈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 대표팀을 맡는 건 우리도 바라는 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2년일까.
홍 감독은 임기 중 내년 브라질월드컵과 2015호주아시안컵 등 2차례 메이저 대회를 소화해야 한다. 한국은 월드컵에선 최소 16강 이상, 아시안컵은 정상 등극을 노린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이 놓인 처지를 고려할 때 상당히 부담스러운 목표다. 더욱이 두 마리 토끼몰이에 성공한 사례도 없다. 따라서 축구협회는 어느 정도 검증 절차가 필요했다. 한 축구인은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대표팀에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 더욱이 4∼5년 이상 장기계약을 보장한 전례가 없다. 홍 감독의 지도력과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가능성은 성적과 경기력 등 다양한 기준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도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세우기 위해 가급적 긴 임기가 보장돼야 하지만 자칫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홍 감독 성향으로 볼 때 제대로 보여준 게 없이 무조건 장기계약에 사인하는 게 부담됐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와 홍 감독, 양 측의 절충안이 2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