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3(17승1무43패).’ 24일 현재 한화의 승률이다. 자칫하면 팀 창단 이후 최저승률의 수모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글스의 팀 최저승률은 창단(1985년) 후 처음 1군에 진입한 1986년 세운 0.290이다. 이대로 가면 2002년 롯데(0.265) 이후 11년 만에 2할대 승률을 재현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 역대 최저 승률은 1982년 삼미가 작성한 0.188이다. 이제 60경기 가량을 치렀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현재로선 딱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게 한화의 현주소다.
● 지표상으로도 최저!
한화의 올 시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팀 방어율이 5.84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고, 팀 타율은 0.257로 가장 낮다. 팀 타율이 낮아도 찬스에 강하면 이길 수 있지만, 득점권(타율 0.246)에서 침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팀 홈런수도 20개로, SK 최정의 개인 홈런수(16개)보다 불과 4개 많을 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1점차 승부에서 5승9패, 5회까지 앞서던 경기(19경기)에서 역전패도 8번이나 당했을 정도로 지키는 야구도 안 되고 있다.
● 곪았던 게 터졌다!
“여름이 되면 투수들이 지칠 텐데,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한화 김응룡 감독이 개막 13연패를 당하는 와중에 데니 바티스타를 제외한 투수 전원을 대기시키는 초강수를 뒀을 때, 한 야구인은 이렇게 말했다. 6월부터 무더위가 찾아왔고, 예상대로 투수들이 한두 명씩 전열을 이탈하고 있다. 유창식과 안승민은 2군에 내려갔다가 1군에 올라왔지만 부상으로 다시 빠졌고, 실질적 에이스 바티스타도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철벽 마무리였던 송창식을 비롯해 필승조와 추격조의 개념 없이 마운드에 올랐던 불펜투수들도 점차 지쳐가고 있다. 심지어 바티스타∼대나 이브랜드∼김혁민을 제외하고 4·5선발은 주로 경기 전날 등판이 결정되는 구조를 답습하고 있다. 준비시간도 없이 마운드에 오르니, 이길 리 만무하다. 야수들도 자꾸 팀이 지다보니 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 결국 젊은 선수 위주로?
한화 코칭스태프는 신생팀 NC(22승3무36패·승률 0.379)에도 밀려 최하위로 추락하자 ‘내일이 없는 야구’에서 ‘리빌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앞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 송창현, 조지훈, 임기영, 이태양 등 신인급 투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고, 야수 쪽에서도 대주자, 대수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 위주로 운영하려면, 성적은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 결과로 말해야 하는 프로팀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딜레마에 빠진 한화가 벼랑 끝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창단 이후 팀 최저승률이라는 불명예는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