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7승 사냥에 나선다. 5월29일 6승 이후 5번째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안방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승수사냥이 쉽지는 않다. 류현진과 맞붙는 상대 투수가 워낙 뛰어나서다. 필라델피아 에이스 좌완 클리프 리(9승2패 2.51)다.
리는 그동안 류현진이 맞붙은 상대와 격이 다르다. 한마디로 한 수 위의 투수다. 오는 8월 35세가 되는 메이저리그 13년 경력의 특급 좌완이다. 2008년 아메리칸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22승3패(승률 0.880) 평균자책점 2.54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 시애틀, 텍사스를 거쳐 2011년 5년 연봉 1억2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다시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있다. 당시 뉴욕 양키스가 7년 1억4800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했으나 거절했다. 리는 시골 아칸소 출신으로 대도시 뉴욕을 기피했다.
리의 장기는 송곳 제구력과 이닝이터다. '제구력의 마법사'로 통했던 그렉 매덕스와 비교되는 좌완 매덕스다. 2010년(시애틀과 텍사스) 212과3분의1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16개에 불과했다. 삼진은 185개였다. 스트라이크와 볼넷 비율이 10:1이 넘었다. 3:1만 넘어도 우수한 투수로 꼽힌다. 아울러 2005년 이후 2007년 부상을 제외하면 8년 동안 7시즌을 200이닝 이상 투구했다. 철완급이다. 올해도 이변이 없는 한 200이닝 이상이다. 류현진은 승패를 떠나 이 경기를 통해 한 수 배워야 할 점이 분명히 있다.
현재 9승을 거두고 있는 리는 지난 2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이 9회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블로운세이브를 허용해 10승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리는 류현진보다 직구 구속에서 평균 5km(3마일)정도 빠른 편이다. 직구는 포심 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한다. 류현진은 투심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다. 여기에 커트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구종이 다양하다. 게다가 코너워크를 찌르는 '보더라인 피칭'이 일품이다.
사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리와의 대결이 손해 볼 게 없는 싸움이다. 리는 사이영상을 수상한 특급투수이고,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새내기다. 져도 본전이고, 이기면 대박이다. 투구내용은 비슷하다. 승부의 관건은 현재 6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는 LA 다저스 타선이 리를 얼마나 공략하느냐 여부다. 리를 상대로 안방에서 3점 이상 뽑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리의 최다 실점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내준 5이닝 5실점이다. 류현진도 볼티모어전 6이닝 5실점이 최다다. 공교롭게도 둘은 4월21일 나란히 5실점했고 이번에 맞붙게 됐다. 베터랑과 메이저리그의 겁 없는 두 좌완의 대결이 시즌 첫 6연승 행진을 벌인 다저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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