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이명주 ‘룸메이트에서 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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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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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이명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남일-이명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어제의 룸메이트가 오늘의 적으로 만난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가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국가대표팀의 신구 미드필더로 주목 받았던 김남일(36·인천)과 이명주(23·포항)가 중원에서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김남일과 이명주. 둘은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레바논-우즈베키스탄-이란)을 앞두고 나란히 대표팀에 승선했다. 김남일은 2010남아공월드컵 이후 2년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뛰어난 침투패스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이명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무명의 미드필더는 포항에서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들은 3주 가까운 대표팀의 합숙 기간 동안 룸메이트로 동침했다. 둘 다 말이 없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그러나 김남일은 후배를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며 이것저것 챙겨줬다. 김남일의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던 이명주도 “훈련을 통해 (김)남일이형의 자세 등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남일도 이명주가 우즈베키스탄전 선발이 결정되자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인천과 포항 모두 미드필드 플레이를 강조한다. 김남일과 이명주는 팀의 키 플레이어다. 김남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수를 부지런히 넘나드는 이명주를 차단해야 한다. 그라운드에서 쉼 없이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인천은 26일 성남과 후반기 첫 경기에서 1-4 대패를 만회해야 한다. 포항전에서 패한다면 상위 스플릿(1~7위) 잔류가 어려워진다. 시즌 첫 연패로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 있다. 김남일은 무너진 수비 조직력을 정비하는데 앞장선다.

포항도 인천과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7월 서울, 전북, 수원과의 살인 일정을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 1위를 달리고 있어 우승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명주는 팀의 선두 질주와 새롭게 출항한 홍명보호에 눈도장을 받기 위한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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