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걸 다하네요.” 28일 마산 NC전을 앞둔 김진욱 두산 감독은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평소 이틀에 한번씩은 수염을 정리하지만, “최근 4~5일은 그대로 뒀다”고 밝혔다. 이유는 연승 중이기 때문이다. 6월 내내 부진했던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승(1무 포함)을 달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선봉장’은 오재일(27)이었다.
오재일은 12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9일 잠실 롯데전부터 26일 광주 KIA전까지 6연속경기 타점을 올렸고, 이 기간 타율 0.333(18타수 6안타)에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히팅 포인트가 앞으로 이동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은 넥센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뛰어난 직구 공략 능력이 장점이었다. 그러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약점을 보였다. 오재일은 “변화구를 의식하다보니, 공을 끝까지 보기 위해 나도 모르게 히팅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됐다. 결국 직구에 강한 장점마저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히팅 포인트가 앞으로 오면서 직구는 물론, 변화구까지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팀의 위기 속에 기회를 잡은 오재일이 이번에는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는 “덩치 값을 해야 한다. 아직은 멀었다”며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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