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5·볼턴 원더러스)을 둘러싸고 이적설이 끊이질 않는다. 정강이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했던 시간만 제외하면 이청용이 이적 루머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여름 이적시장이 개장한 지금도 그렇다. 그간 수많은 클럽들이 거론돼온 가운데 6월29일(한국시간)에는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프리미어리그 에버턴과 선덜랜드에서 이청용의 영입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과연 이청용은 다시 빅(Big) 리거가 될 수 있을까?
● 러브 콜 & 이적 가능성
이번에 이청용을 다룬 스카이스포츠는 현지에서도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스포츠전문채널이다. 신빙성이 더 크다. 볼턴은 금세 반응했다. 파장이 커지자 볼턴 관계자는 지역지 볼턴뉴스를 통해 “에버턴과 선덜랜드 등 어디와도 접촉은 없었다. 에이전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개 이적설이 나왔을 때, 해당 팀들은 부연 설명을 따로 달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 마련이지만 볼턴이 이처럼 즉각적인 부정 발언을 남긴 것은 그만큼 스카이스포츠의 권위를 인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볼턴은 “에버턴 마르티네스 감독은 위건 시절부터 이청용에 관심을 보였다. 리버풀, 스토크시티 등도 이청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까지 했다. 이청용은 오랜 부상을 털고 2012∼2013시즌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오른쪽 날개로 뛰면서 5골 7도움으로 꾸준히 제 몫을 했다. 비록 볼턴은 막판 순위 경쟁에 뒤져 승격에 실패했지만 실력과 진가는 인정받았다.
● 볼턴 입장은?
이청용에 대한 볼턴의 입장은 확실하다. 이적 불가 방침은 예전에도,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2015년 6월까지 계약이 돼 있어 2년이나 남았다. 챔피언십 시즌2를 준비 중인 볼턴은 최소 내년 여름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이청용의 주가가 정점을 찍었을 때 이적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볼턴의 필 가트사이드 회장은 이청용을 양아들로 생각하고 있지만 구단 운영도 사업이다. 선수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손해까지 감수하며 헐값에 이적시장 매물로 내놓을 생각이 없다. 과거 스토크시티가 이청용을 데려오기 위해 400∼500만 파운드(약 60∼86억원)의 기본 이적료와 함께 선수 한 명을 추가로 주는 패키지까지 제시했지만 볼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볼턴 사령탑 더기 프리드먼 감독도 “팀 승격을 위해 이청용은 반드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외부에 알린다.
프리미어리그와도 뒤지지 않은 높은 연봉(30억 원 추정)도 유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청용 아버지 이장근 씨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다. 그러나 일단 완강한 볼턴부터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볼턴은 이청용에게 700∼800만 파운드(약 120억∼138억원) 이상의 몸값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