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노히트 게임은 총 280차례 작성됐다. 1901년 모던 야구시대부터는 3일(한국시간) 신시내티 호머 베일리의 3-0 노히트 게임을 포함해 통산 237차례다. 베일리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시즌 첫 노히트노런을 만들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노히트면 당연히 점수를 허용치 않아 '노히트노런'으로 부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실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노히트 게임'으로 통한다.
노히트노런은 선발투수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운이 따라줘야 한다. 당대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로저 클레멘스(사이영상 7회 수상), 페드로 마르티네스(3회 수상), 커트 실링 등은 노히트노런을 작성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에서 딱 2년(2001년-2002년) 뛰고 7승8패를 거둔 뒤 자취를 감춘 버드 스미스는 2001년 9월3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4-0 노히트노런을 일궈냈다. 노히트노런도 '운칠기삼'에 가깝다.
노히트노런에 필수적인 게 동료의 호수비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맞아 통산 두 번째 노히트 게임을 작성한 베일리는 7회 1루수 조이 보토의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면 대기록이 무산될 뻔했다. 신시내티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보토의 수비가 아니었으면 내야안타가 되는 타구였다. 베일리가 주춤거리고 늦게 1루로 뛰어 세이프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7회 선두타자 그레고 블랑코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 마르코 스크타로의 3루 땅볼로 2루에 진루했다. 이어 3번 타자 버스터 포지가 친 빗맞은 투구는 1-2루 사이에 떨어졌다. 1루수 보토가 잡았으나 베일리의 베이스 커버가 늦어 내야안타가 되는 순간이었다. 내야안타로 짐작한 블랑코가 3루로 뛰었고, 보토는 3루수 토드 플레이저에게 던져 투아웃을 만들었다. 포지는 기록상 1루 땅볼이 됐고, 베일리의 노히트행진은 이어져 대기록을 수립하게 됐다.
최근 들어 작성된 노히트 게임을 봐도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맷 케인은 우중간을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그레고 블랑코의 다이빙캐치로 휴스턴 에스트로스에게 10-0 퍼펙트게임을 엮어냈다. 2009년 7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크 벌리는 9회 대수비로 나온 중견수 드웨인 와이즈가 홈런 타구를 점프해서 낚아채 퍼펙트게임 대기록을 뒷받침했다.
이날 109개의 공을 던진 베일리는 1볼넷 9삼진으로 3-0 완봉승으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베일리는 현역 투수 가운데 디트로이트 저스틴 벌랜더, 필라델피아 로이 할러데이, 토론토 마크 벌리와 함께 두 차례 이상 노히트 게임을 작성한 주인공이다. 할러데이와 벌리는 퍼펙트게임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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