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창호 대장(사진)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용수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무산소 등반과정과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장은 지난 5월 20일 자신이 이끄는 ‘한국 에베레스트-로체원정대’와 함께 오전 9시경(현지시간) 8848m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엄홍길, 고 박영석, 한왕용, 오은선, 김재수 대장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14좌를 완등한 여섯 번째 산악인이 됐다.
김 대장의 기록이 더욱 의의를 지닌 것은 14좌를 산소통에 의존하지 않고 무산소 등반했기 때문이다. 1986년 라인홀트 메스너가 14좌 완등에 첫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3명이 완등했지만 무산소 등반은 14명에 불과하다. 김 대장은 2005년 7월 14일 낭가파르밧(8156m) 등정을 시작으로 7년 10개월 6일 만에 14좌에 올랐다. 폴란드 산악인 예지 쿠크츠카의 세계 최단 완등기록인 7년 11개월 14일을 1개월 8일 앞당겼다.
특히 김 대장은 이번 원정에서 해발 0m부터 8848m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올랐다. 대부분의 원정대가 5400m 지점까지 비행기 또는 자동차로 이동한 뒤 등반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김 대장의 원정대는 카약,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한 뒤 등반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높다.
김 대장은 간담회에서 이번 원정 중 사망한 고 서성호 대원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도 털어놓았다. 서 대원은 무산소 등반으로 정상을 밟았지만 사우스콜의 캠프4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중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했다.
김 대장은 “서 대원의 49재와 추모사업 등으로 앞으로의 등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다만 어떤 산을 오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오를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