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아이들’ 김승대 고무열 일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7월 4일 07시 00분


후반 42분 합작골…포항, 서울 1-0 제압

‘포항의 아이들’이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포항 스틸러스가 3일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포철공고 출신 듀오’ 김승대-고무열의 합작 골에 힘입어 FC서울을 1-0으로 눌렀다. 고무열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2분 김승대의 낮은 크로스를 이명주가 살짝 흘려주자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포항은 15라운드 원정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1-2로 진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며 선두를 지켰다.

● 무더운 날씨 발목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 화끈한 공방전이 기대됐지만 실상은 달랐다. 90분 내내 지루한 양상이었다. 무더운 날씨가 양 팀 선수들의 발을 묶었다. 이날 경기는 원래 수중전이 예상됐다. 이번 주 내내 전국적인 장마가 예보됐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스틸야드는 동남아를 연상케 할 후텁지근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비가 올 줄 알았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도 “이런 날씨에 뛰면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포항도 서울도 이렇다할 결정적인 찬스가 별로 없었다. 서울은 전반 13분 에스쿠데로가 끈질긴 몸싸움 끝에 따낸 볼을 윤일록이 받아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포항 골키퍼 신화용에게 막힌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 포항의 아이들 해내다

답답하던 흐름을 깬 것은 포철공고 출신 듀오였다. 포항은 해결사 부재가 아킬레스건이다. 재능 있는 미드필더는 많지만 무게감 있는 최전방 요원이 부족하다. 경기 전 황 감독은 “후반에 고무열을 넣을 생각이다. 고무열이 해 줘야 한다”고 했다. 기대는 적중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고무열은 득점 후 벤치로 와 코칭스태프 품에 격하게 안겼다. 역시 후반 교체 투입된 올 시즌 신인 김승대도 정확한 크로스로 고무열의 골을 도우며 한 몫 했다. 고무열과 김승대 모두 포철공고 출신이다. 고무열이 1년 선배. 후반에 조커로 투입된 두 젊은 피가 황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

포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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