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골키퍼 최은성(42)의 '매너 자책골'이 축구 팬 사이에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홈경기 후반 33분, 최은성은 일부러 자기편 골대를 향해 공을 차 넣었다. 이 때문에 전북은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모든 팬이 패한 전북을 향해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했다. 선제골은 성남이 터뜨렸다. 성남은 전반 42분 김철호의 슛과 후반 21분 제파로프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전북도 2분 뒤 정인환이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그러다 후반 32분 성남 선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성남 전상욱 골키퍼는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경기가 재개된 뒤 이동국이 성남 골키퍼에게 공격권을 넘겨준다고 길게 찬 공이 골키퍼가 앞으로 나온 사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의도하지 않게 2-2 동점이 된 것이다. 성남 선수들은 거칠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성남 김태환이 퇴장까지 당했다.
최 감독은 최은성과 이동국을 불러 조용히 자책골을 지시했다. 경기가 재개되고 이동국이 이번에는 자기 골대를 향해 길게 공을 찼고 최은성이 받아 안으로 차 넣어 자책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성남의 결승골이 됐다.
또한, 이날 '해프닝 골'을 넣은 이동국은 시즌 10호 골로 페드로(제주)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최은성의 매너 자책골을 칭찬하거나, 이동국 선수의 득점 선두 기록과 김태환 선수 퇴장을 꼬집기도 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누리꾼들은 "최은성 매너 있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 정신", "멘탈 갑 최은성 선수에게 박수를, 김태환 너무 욕하지 맙시다. 갑자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으니 화낼 만 하죠", "그 골 넣고 이동국은 득점 순위 이득. 이건 뭐야? 하하", "최은성이 마무리를 잘했네", "최은성 매너있는 쿨가이. 이동국 다음부터 오해받을 짓 하지 마. 살살 차야 할 때 세게 차지 마", "그 와중에 이동국은 10호골로 득점 공동선두 등극. 창피는 한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 "최은성 멋진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 "멋진 페이플레이 정신이다", "김태환만 OOO됐네", "이동국, 최은성 선수 멋지다", "오버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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