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훈은 콜롬비아와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 16분 멋진 선제골을 터뜨렸다. 세트피스에서 문전 쪽으로 볼이 흐르자 몸을 돌려 왼발 터닝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한국은 이번대회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먼저 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송주훈의 골로 한국은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본업인 수비에서도 한 몫을 했다. 종료직전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파트너 연제민(수원)과 함께 콜롬비아 에이스 킨테로와 코르도바를 비교적 잘 막아냈다.
120분 혈투 끝에 찾아온 승부차기에서 송주훈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다. 두 번째 키커로 나선 그의 킥은 크로스바를 한참 넘어갔다. 다행히 한국이 승부차기에서 8-7로 승리해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주훈은 “승부차기를 놓치고 나서 머리가 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랬었는데, 뒤에서 이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이)창근(골키퍼)이가 저한테 괜찮다고 믿으라고, 자기 믿으라고 다독여줬다”고 고마워했다.
송주훈의 힘은 꼼꼼한 일지에서 나온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고교 1학년 때부터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터키에 와서도 꼬박꼬박 일지를 채워나가고 있다. 송주훈은 “(콜롬비아와 경기 전) 호텔에서 나오기 전에도 일지를 쓰고 나왔다. 꼭 이긴 다음에 이 책을 다시 폈으면 좋겠다, 경기장에서 죽을힘을 다해서 후회남지 않도록 뛰자고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