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다.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구장에 모여 실력을 뽐내는 무대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에 이어 올해 LG가 전 포지션을 독식하면서 올스타 팬 인기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팬 투표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선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잖다.
● 시대상 반영한 올스타 팬 투표 방식의 변화
1982년 태동한 한국프로야구는 각 구장 현장투표와 주간지 ‘스포츠동아’ 애독자들을 상대로 한 엽서 투표로 첫 해 올스타를 뽑았다. 이후 1998년 ARS 투표와 인터넷 투표가 처음 도입됐다. 인터넷 세상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1999년 엽서투표, 2000년 ARS 투표가 폐지됐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는 현장 투표 및 인터넷, 모바일투표 등 3가지를 축으로 진행되다가 2011년부터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어플리케이션 투표가 도입됐다. 지난해부터 현장 투표가 폐지됐고, 올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투표로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프로야구 올스타 팬 투표 방식은 시대상을 반영하며 변모해왔다.
● ‘1인 1일 1투표’, 그래도 허점은 있다!
열혈 팬들의 한 구단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올스타 팬 투표는 ‘1인 1일 1투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반복투표는 물론 지인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극성팬들의 계획적 몰표는 사실상 규제할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재 올스타 투표는 마치 아이돌 그룹의 팬 투표와 마찬가지다. 과거만 해도 어느 정도 성적을 고려한 팬 투표가 이뤄졌지만, 이제는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팀에 대한 애착을 몰표로 표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구단도 책임 있다!
올스타 팬 투표 방식의 허점에 따른 ‘몰아주기’는 온라인상에서 ‘일방적 쏠림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사회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팬들의 몰아주기 흐름을 견제할 수 있는 스타를 만들어내지 못한 구단들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즉,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돼 스타를 키우지 못하는 각 구단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몇 해 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모 구단이 올스타는 물론 단 한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올스타 선발’을 부끄러워하는 선수
지난해 롯데가 처음으로 전 포지션을 싹쓸이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스타 팬 투표 방식에 대해 또 한번 많은 고민을 했다. 올해 불펜투수 부문을 신설한 것이나, ‘반짝 스타’가 올스타에 뽑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단의 후보 추천 시기를 한달 여 정도 늦추고 투표기간을 전체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별무소득이다. KBO 관계자는 “최선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적어도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현 풍토는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올스타로 뽑혔던 롯데 선수 A는 “팬들에게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소속팀 팬들의 일방적 몰표로 올스타로 선정됐지만, 성적이나 평소 인기로 봤을 때 자신의 1위가 부끄럽다는 얘기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인 1일 1투표’가 아니라 전체 투표기간 동안 ‘1인 1투표제’를 도입하거나, ‘특정 구단 소속 선수들을 몇 포지션 이상 투표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