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광풍 거세지만 성적·커리어 큰 차…1인 다투표 한계 작년엔 롯데 올킬…ML처럼 선수가 뽑은 올스타도 대안
‘올스타전 팬 투표, 과연 지금 이대로가 최선일까?’
선거의 4대 원칙은 ‘보통선거·비밀선거·직접선거·평등선거’다.
그러나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투표에선 기본적으로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문제시되는 것은 평등선거다. 1인 1표제가 지켜지지 않기에 적극적 소수에 의해 민심의 왜곡이 일어날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인기투표의 성향이 강한 올스타전 팬 투표에선 화제성이 중요하지 형평성은 둘째 문제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 어떤 투표방식도 흥행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지 못하기에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 쏠림 현상 어떻게 봐야할까?
올해 올스타전은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다. 올스타 팬 투표가 한창인 가운데 웨스턴리그는 LG가 9개의 야수 포지션과 선발투수, 구원투수까지 총 11개의 포지션을 독식하고 있다. LG의 성적이 올라가면서 숨어있던 LG 팬들이 결집한 효과다. 이 과정에서 특히 ‘1루수 김용의가 박병호(넥센)를 제칠 수 있는가?’는 가장 큰 논쟁거리다. 아무리 LG 광풍이 거세다고 해도 커리어나 시즌 성적에서 두 선수 사이게는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쏠림현상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지난해에도 롯데가 이스턴리그의 전 포지션을 싹쓸이했다.
‘1인 다투표’를 사실상 허용하는 우리 현실에서 인기구단에서 올스타가 쏟아지는 현상은 당연할 수 있다. 감독 추천 선수로 보완도 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선 투표 참가인원이 많을수록 매력적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분위기에 휩쓸린 올스타가 정말 올스타가 맞느냐는 의문 역시 떨칠 수 없다. ● 올스타전을 바라보는 시각차
결국 투표방식은 올스타전을 바라보는 시각과 직결된다. ‘최고의 플레이어를 보고 싶은가?’, 아니면 ‘보고 싶은 선수를 보고 싶은가?’로 구분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메이저리그는 전자의 기준에 따라 투표가 이뤄진다. 실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중 어디가 이기느냐에 따라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가 주어지기에 올스타전의 승패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은 후자의 성격이 짙다. 일본은 그 중간을 취한다. 한신 타이거즈가 올스타를 싹쓸이해 잡음이 일었던 적도 있지만, 거대 이슈가 없는 올 시즌에는 고르게 분포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렇기에 이대호(오릭스)가 용병임에도 실력에 걸맞게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었다.
민의를 완벽히 반영하는 방법은 없다. 어쩌면 지금의 쏠림 현상도 한국프로야구의 역사 그 자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선정방식이 최선인가’라는 논란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