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이 5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각오를 나타냈다. 서울은 7일 성남 일화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7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최근 썩 좋지 않다. 울산 현대(0-2), 포항 스틸러스(0-1)와 원정 2연전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패해 9위로 내려앉았다. 26라운드가 끝나면 그룹A(1~7위)와 그룹B(8~·4위)로 나눠지는 데 그룹A 진입조차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 또 한 번 위기탈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꼭 필요한 성남 전을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2년 전을 떠올렸다. 2011년 9월15일. 당시는 최 감독대행이었다. 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자 알 이티하드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렀다. 제다에서 벌어진 원정에서 서울은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원정에서 돌아와 곧바로 9월18일 부산 아이파크와 정규리그 홈경기를 치렀다. 부산에 경기를 하루만 늦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서울은 귀국 후 하루밖에 못 쉬고 부산 전을 급하게 준비했다. 설상가상 몰리나, 고명진, 최현태(이상 경고누적), 하대성, 현영민, 이규로(이상 부상) 등 6명의 주전급 선수마저 결장했다. 정상전력의 절반도 안 됐지만 기어이 부산을 눌렀다. 그것도 종료직전 결승골이 터진 짜릿한 2-1 역전이었다. 서울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기에서 멋지게 탈출했다. 당시 부산 사령탑이 공교롭게도 지금 성남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안익수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우리는 힘든 상황지만 재작년 9월 사우디 원정 직후 어려운 상황에서 부산을 이긴 기억이 있다. 위기 때 진정한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이럴 때 나도 모르게 더 에너지가 생기고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 선수들을 믿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벤치멤버들 중용
최 감독은 제2의 김동진, 제2의 강정훈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2년 전, 부산 전 승리의 주역은 벤치요원들이었다. 당시 김동진이 4개월 여 만에 1군 경기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지던 후반 18분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결승골의 주인공도 조커 공격수 강정훈이었다.
강정훈은 후반 44분 오른발 슛으로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부산 골문을 열었다.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하다. 데얀과 하대성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고 고명진은 경고누적이다. 최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과감하게 낼 생각이다. 그 동안 출전을 많이 못 했지만 내부적으로 검증된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최근 후반에 꾸준히 투입되고 있는 공격수 김현성과 재간둥이 미드필더 이상협 등이 낙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이들에게 강한 욕심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출전할 선수들이 ‘주축 멤버가 복귀하면 우리는 다시 후보겠지’라는 안이한 마음이라면 나는 기회를 안 줄 것이다. 이들도 자신이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출전해야 한다. 이 선수들이 좋은 경기 하면 주축선수들의 복귀시점도 더 늦춰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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