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SK 정근우-조동화의 유쾌한 도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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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6일 07시 00분


SK 정근우-조동화(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 정근우-조동화(오른쪽). 스포츠동아DB
“누가 더 많이 하나 내기할까?”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SK전이 폭우로 순연 결정된 5일. 그라운드 상태를 살피러 덕아웃으로 나온 SK 정근우(31)가 갑자기 조동화(32)를 향해 내기를 제안했다. 내용은 ‘올 시즌 누가 더 도루를 많이 할까’였다.

이날까지 정근우는 15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고, 조동화가 13개로 바짝 쫓고 있다. 원래 4개차로 정근우가 넉넉히 앞서고 있었지만 조동화가 3일 문학 KIA전에서 2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게다가 둘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고, 빠른 발을 이용해 그라운드를 한껏 누비고 있어 대결양상이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그러나 조동화가 살짝 발을 뺐다. 아무래도 2번 타순에 배치되는 자신보다 리드오프인 정근우가 도루내기에서는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조동화가 물러섰지만 정근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방향을 틀어 “올 시즌 (도루) 30개를 하면 선수들을 모아 밥을 사는 걸로 하자”며 팀 내 도루 라이벌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동화는 꿋꿋했다. 정근우의 유혹에도 “일단 20개를 먼저 한 뒤에 생각해보겠다”며 끝까지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정근우를 향해 “도루 20개를 하든 30개를 하든 FA 계약을 하면 선수들 모아서 밥이나 사라”며 핀잔을 줬다. 조동화의 역공격에 할 말이 없어진 정근우는 그저 웃을 뿐. 결국 둘의 도루내기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SK는 발야구의 선봉에 서서 팀 공격력을 한층 강력하게 만들고 있는 정근우와 조동화의 선의의 대결에 흐뭇할 따름이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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