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은 이른 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고 불린다. ‘불금’을 맞아 두산 김현수(25)의 방망이도 한껏 달아올랐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김현수는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팀에 9-6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김현수는 유독 금요일에 강했다. 5일까지 12번의 금요일 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0.422(45타수 19안타)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요일별 기록 중 단연 금요일 타율이 최고다. 이정도면 ‘불금의 사나이’라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김현수는 1회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1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그는 볼카운트 2B-1S에서 삼성 선발 배영수의 슬라이더(시속 133km)를 당겨 쳐 우측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시즌 6호)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6월 8일 대구 삼성전 이후 한 달여 만에 홈런포를 터뜨린 김현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세 번째 타석이었던 4회 1사 1·2루 찬스에서는 배영수의 투심패스트볼(시속 139km)을 통타해 좌월 3점홈런(시즌 7호)을 쏘아 올렸다. 1회와 반대로 이번엔 밀어서 쳐낸 홈런이었다. 김현수의 멀티홈런은 지난 2010년 5월 14일 문학 SK전 이후 무려 1148일만이다. 동시에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5타점) 타이기록도 수립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맞추기 급급한 스윙을 해서 코치님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고치려고 시즌 초반부터 노력을 해왔다. 이제 조금씩 힘을 실어 내 스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홈런 2개를 쳤다는 것보다 내 스윙을 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수를 중심으로 두산 타자들도 화끈한 불금을 보냈다. 두산은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하는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15안타 득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뽐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삼성전 3연패 사슬을 끊었다.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시즌 9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오르는 동시에 삼성전 3연승도 이어갔다.
반면 삼성은 8회 이승엽의 만루홈런 등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초반 실점을 만회하기에는 점수차가 너무 컸다.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홈런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는 이승엽은 이날의 홈런으로 개인통산 홈런숫자를 353호로 늘렸다. 아울러 개인통산 10번째 만루홈런으로 은퇴한 심정수(12개)와 박재홍(11개)에 이어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선발 배영수는 4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잠실4연승, 원정 7연승 기록도 모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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