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근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5일. 경기 시작 3시간 30분전쯤인 오후 3시께 광주구장엔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갑자기 바뀐 날씨에 홈팀인 KIA는 물론 원정팀인 롯데도 적잖이 놀란 상황. 그러나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고, 잠시 개었던 하늘은 또다시 비를 뿌리면서 결국 게임은 취소됐다.
우천 취소에 쾌재를 부른 건 롯데보다도 KIA였다. KIA는 지난 주말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빌미가 되며 3연패로 주저 앉았다. 더욱이 2일부터 시작된 주중 SK와의 문학 3연전(4일은 우천 취소)에서 1승1패에 그쳤다. 3연전 첫머리에서 승리를 차지하고 3일 게임에서도 앞서가다 9회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내 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20세이브를 거두며 한 때 뒷문을 담당했던 용병 앤서니가 또 한번 패전 멍에를 썼다.
그런 KIA로선 롯데를 만나 무리하게 게임하느니 ‘하늘 뜻’에 따라 한 타임 쉬어가고 싶다는 희망이 간절했다. 우여곡절 끝에 5일 게임이 취소된 것이 반가운 것도 그래서였다.
현재 KIA는 불펜 상황도 좋지 않고, 윤석민 대신 에이스 역할을 했던 양현종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 여기에 부동의 리드오프로 여겼던 이용규 마저 삼성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KIA 선동열 감독은 평소 기상 상황에 대해 “하늘 뜻에 맡기는 게 좋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인위적으로 게임을 하는 것도 바라지 않고, 순리대로 따르는 게 좋겠다는 입장. 그런 의미에서 5일 우천 취소는 KIA로선 바라던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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