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천적 SF 직접 비디오 분석… 안정된 제구로 중심타선에 단 1안타
그동안 괴롭혔던 펜스 무안타 봉쇄… 팀 전력 안정돼 7월 승수쌓기 기대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이 38일 만에 7승을 달성하면서 세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류현진은 6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4개만을 내주고 3볼넷 3삼진 2실점으로 8연속 퀄리트스타트를 작성하며 5수 끝에 7승 고지를 정복했다. 평균자책점도 2.82로 낮췄다. 다저스는 이날 10-2 대승을 거두며 자이언츠전 4연승과 올 시즌 첫 AT&T파크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류현진은 5월 6일 AT&T파크에서 3-4 패배를 안겨준 샌프란시스코의 지난해 에이스 맷 케인을 상대로 이날 빚을 갚았다. 날씨로 등판이 하루 늦춰진 케인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4볼넷 1삼진 8실점하며 올 시즌 최단 이닝 강판을 당했다. 류현진은 5월 23일 밀워키전 이후 제동이 걸렸던 원정 승리도 챙겼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5번 타자 헌터 펜스를 삼진 1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묶으며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엮인 천적타자 관계도 청산했다. 류현진은 이날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타선을 단 1안타로 묶었다. 이날 등판에 맞춰 스스로 비디오를 보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분석한 류현진은 “투수코치가 나보고 직접 해보라고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헌터에 대해서는 “연구했다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던졌다. 오늘 안타를 안 맞았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도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타석에서도 3회 1사 3루서 바뀐 투수 조지 콘토스에게서 우전 적시타를 뽑아 시즌 4번째 타점을 엮어냈다. 5회에는 1사 1루서 스리번트까지 성공시켰다.
류현진에게 이날 승리는 매우 값진 1승이다. 4차례의 도전 만에 라이벌을 꺾은 승리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아주 잘 던졌다. 초반에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예리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곳에 볼을 던진다”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은 ‘bread and butter’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게 류현진만의 주무기라는 뜻이다. 류현진은 “6월과 달리 7월에는 많이 이겼으면 한다”며 웃었다.
이처럼 류현진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7년 동안 국내 프로야구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배경이다. 위기에 몰려도 크게 흔들림 없이 벗어나는 여유는 국내에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프로 타자들과 많이 대결한 경험에서 비롯된 산물이다.
지난달 30일 필라델피아전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6월 한 달 동안 승리가 없다는 질문에 “야구는 연승을 할 때도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다저스의 공격력은 이제 초반 부진했을 때와 분명히 다르다. 다저스는 6월 25일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 첫 판에 선발로 나설 때부터 ‘쿠바 몬스터’ 야시엘 푸이그의 가세와 중심타자 핸리 라미레스의 복귀로 공격력이 완전히 달라졌다. 류현진이 현재와 같은 슈퍼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면 승수 사냥은 앞으로 훨씬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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