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노경은(29)이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시동을 걸었다. 노경은은 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에 5-0 승리를 안겼다. 개인적으로는 3연승의 호조 속에 시즌 5승째(5패)를 올렸다. 노경은의 쾌투를 발판 삼아 승리를 거둔 두산(36승32패)은 이날 경기 없이 쉰 5위 KIA(35승2무30패)에 0.5게임차로 다가섰다.
● 승수 쌓기 ‘스피드 업’
지난해 12승을 올리며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던 노경은은 올 시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4월 2일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2승째를 거두기까지는 무려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노경은 스스로도 “승수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방어율을 낮추고 투구 내용에 집중하겠다”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었을 정도였다. 6월 4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2승을 신고한 이후 노경은의 승수 쌓기 페이스는 점점 빨라졌다. 6월 23일 잠실 한화전에서 19일 만에 3승째를 챙긴 뒤 6월 29일 마산 NC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됐다. 6월에만 3승을 올렸다.
7월 첫 등판에서도 노경은은 6월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이날 최고 구속 151km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타선에선 4번타자 최준석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노경은의 역투를 지원했다. 경기 후 노경은은 “무더운 날씨여서 몸이 가볍진 않았다. 체력을 안배하며 던진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노경은은 올 시즌 개인 최다 투구이닝(8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완봉 욕심도 있었지만, 일요일(14일 잠실 KIA전) 등판이 있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등판에서도 호투를 다짐했다.
● 무더위 속에 더 반가운 노경은의 부활
비록 페이스가 더뎠지만 두산은 노경은의 구위 회복과 승수 추가가 반갑다. 6월초까지 더스틴 니퍼트와 신예 유희관의 역투로 힘겹게 버텨온 두산 선발진은 노경은의 회복으로 추진력을 얻게 됐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산 1∼3선발은 모두 6∼7이닝을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이닝이터다. 4·5선발이 불안한 두산으로선 불펜 과부하에 대한 걱정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노경은은 “시즌 초반에는 안 좋았지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닝을 소화한 것에 대해선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늘 내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 더 좋아질 것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