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3 미국프로야구(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1홈런) 2볼넷 5실점이라는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팀이 3-2로 역전한 바로 다음 이닝인 5회에 3점을 내주며 재역전을 허용한 점이 특히 아쉽다. 그것도 '큰 거 한 방'이 아니라 연속 안타를 맞은 끝에 내준 3실점이었다. 그간 류현진의 강점이었던 안정감이 전혀 발휘되지 못한 것.
'타도 류현진'의 핵심은 동갑내기 '올스타 1루수' 폴 골드슈미트(26·애리조나)였다. 골드슈미트는 5회 1사 1-2루 상황에서 등장,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낮은 코스로 들어간 시속 93마일(약 150km)의 빠른 공이었지만, 골드슈미트는 물흐르는듯한 스윙으로 밀어쳤다.
류현진은 3-4 재역전을 허용한 뒤 마틴 프라도(30)에게도 추가타를 얻어맞으며 5이닝 5실점으로 올시즌 가장 좋지 않은 내용의 피칭으로 고개를 떨궜다. 투구수도 100개에 달했다.
이날 골드슈미트는 1회 첫 타석에서도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골드슈미트는 이날 경기 포함 올시즌 류현진을 상대로 무려 8타수 4안타(2루타 2개) 2타점을 기록하며 '천적'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물론 골드슈미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310에 21홈런 74타점, 올시즌 내셔널리그(NL) 1루수 올스타로 당당히 선정될 만큼 이미 인정받는 강타자다. 하지만 강팀을 피해갈 수 없는 류현진의 입장을 감안하면, 골드슈미트 같은 타자를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낼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원조 천적'은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류현진은 지난 6일 경기 이전까지 펜스에게 8타수 6안타 4타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대결에서 펜스를 3타수 무안타로 봉쇄, 한시름 놓았다.
애리조나 전을 마지막으로 류현진의 다이나믹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의 절반이 끝났다. 퀄리티스타터로서의 기량이 검증된 데다 LA 다저스에서 당당히 3선발 위치를 지키고 있는 류현진의 올시즌은 단연 '기대 이상'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칼을 갈고 나설 류현진이 후반기에 어떤 성적을 거둘지 많은 야구팬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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