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집’ 삼성은 강력한 마운드를 자랑한다. 윤성환~배영수~장원삼~릭 밴덴헐크~아네우리 로드리게스로 구성된 선발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고, 오승환~안지만이 버티고 있는 불펜진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선발진이 흔들렸다. 로드리게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고, 밴덴헐크마저 9일 대구 SK전에서 4이닝 8안타 5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배영수는 5월까지 7승을 수확했지만, 6월 이후 잘 던지고도 승리를 올리지 못하는 불운에 울고 있고, 팀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윤성환도 최근 몇 경기 시즌 초반과 같이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원래의 선발로테이션대로라면 12~14일 대구 한화전에는 장원삼과 외국인투수 2명이 등판해야 하지만, 13일 김기태에 이어 14일 노진용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했다. 류 감독은 “밴덴헐크는 그렇게 던져서 되겠는가. 어설프게 1군에 있기보다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에 2군에서 (투구)밸런스를 찾고 후반기에 올라오라고 내려 보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LG와 넥센이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태에서 한 발이라도 더 달아나야 하는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무너진 선발진에도 솟아날 구멍이 있었다. ‘장원삼’이다. 그는 팀 선발투수들이 부진과 불운으로 승수를 쌓지 못하는 상태에서 홀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12일 한화전에서도 9이닝 5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히어로즈 시절이던 2008년 4월 23일 광주 KIA전(완봉)과 6월 27일 목동 LG전(완봉)에 이은 개인통산 3번째 완투승으로, 무려 1841일 만이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이다.
경기 후 류 감독은 “(진)갑용이한테 확인했더니, 지난 경기부터 볼 끝에 힘이 생겼는데 오늘은 더 좋아졌다고 하더라”며 “9회 김태균한테 홈런을 맞았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기도 하고,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믿고 경기를 맡겼다. 기대만큼 잘 던져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8승(5패·방어율 3.35)을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한 장원삼은 “우리 팀 불펜이 워낙 강해서 사실 완투는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하게 돼 기쁘다”며 “지난 경기 때부터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5월에 페이스가 안 좋았는데, 4월에 승을 조금 쉽게 올려서 나태해졌던 것 같다. 슬럼프일 때 김태한, 김현욱 투수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6월부터 좋아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성환이 형, (배)영수 형이 항상 ‘지금 용병 투수들이 안 좋으니까 토종선발 3명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가 3명 중에 승을 많이 올리고 있지만, 타자들이 내 등판마다 점수를 많이 뽑아준 덕분이다. 성환이 형, 영수 형이 말하는 것처럼 선발이니까 이닝을 길게 던지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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