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3 EAFF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소집됐다. 대표팀 이승기가 깔끔한 수트차림으로 NFC에 들어서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홍명보 감독님과 처음 만나 그런 거 같은데요.”
전북 현대 미드필더 이승기(25)는 17일 파주NFC에 합류했다. 홍명보호 1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낯선 곳이 아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이끈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을 함께 했다. 2011년 조광래 감독 밑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주목받는 신예가 됐다. 기술과 센스가 좋다는 평이다.
하지만 새 환경이 낯설기만 했다. 홍 감독과 인연은 처음이었다. 가볍게 회복 훈련을 가졌다. K리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대표팀은 16일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를 가져 피로도가 올라온 상태였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1시간여의 가벼운 훈련을 마치고 이승기를 찾았다. 이날 유일하게 홍 감독과 1대1로 마주하며 대화를 나눈 선수였다. 이례적이었다. 홍 감독은 나름 포지션과 쓰임새를 구상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이승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승기에게 어떤 포지션이 편한지 물었다. 이승기가 중앙과 측면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 이승기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편하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고 했다. 카리스마로 정평이 나 있는 홍 감독이지만 선수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이승기는 소집 직후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하나의 팀’이 왜 중요한지 절감했다. 홍 감독은 취임일성으로 언급했던 ‘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one team, one spirit, one goal)’를 내걸었다. 이승기는 깊이 공감했다. 그는 “감독님 말씀을 듣고 팀플레이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