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신바람이 거세다. 전반기를 45승31패, 2위로 마치며 ‘가을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경기력으로 표출했다. 선두 삼성(43승2무28패)과는 불과 0.5게임차다. LG의 전반기 2위는 양대리그제로 진행된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하고 1997년 전반기 1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02년 이후 10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LG가 6월에 이어 7월까지 신바람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구조화가 큰 몫을 했다. 6월까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큰 역할을 했다면, 여름으로 들어선 7월에는 류택현(42), 이병규(39), 이상열(36) 등 베테랑들의 투혼이 빛나고 있다.
● 불펜의 윤활유인 좌완 노장 듀오
류택현과 이상열은 LG 불펜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둘은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도 경험을 바탕으로 타자를 잘 요리하며 필승조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류택현은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0.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 개인통산 118홀드로 한국프로야구 최다 홀드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상열은 이튿날인 17일 롯데전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6회 1사 만루서 등판해 병살타를 유도해 홀드를 추가했다. 0.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야구전문가들은 LG 불펜이 삼성 못지않다고 평가한다. 이동현∼정현욱∼봉중근 트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류택현과 이상열로 구성된 좌완 불펜 듀오는 성적만 놓고 보면 9개 구단 좌완 불펜투수들 중 최고라 평가할 수 있다. 이들만큼 안정적 투구를 하는 좌완 불펜투수를 2명 이상 보유한 구단은 거의 없다. 류택현과 이상열이 윤활유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 LG 불펜은 잘 돌아간다.
● 타선을 이끄는 힘 주장 이병규
LG 주장 이병규는 마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그의 방망이는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5일 목동 넥센전에선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10일 잠실 NC전에선 첫 타석에 안타를 때려내 역대 최다인 10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시즌 타율은 무려 0.391(169타수 66안타)이다. LG가 전반기 고공비행을 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타석에서뿐이 아니다. 덕아웃에서도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5월초 경기 도중 기를 살리기 위한 세리머니로 팀의 10연속 위닝 시리즈 달성에 디딤돌을 놓았다. 김기태 감독과의 적극적 의사소통으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병규를 필두로 박용택(34), 이진영(33), 정성훈(33) 등 30대 중후반의 타자들은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지쳐가고 있는 7월 LG 타선에 불을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