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잡으려고 162km 강속구… 이 악물고 뛰는 ML 올스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팬 서비스 성격 한국과는 달라… “소속 리그 자존심 걸렸다” 전력
이긴 리그는 WS때 홈구장 자격

지난달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안방경기가 끝난 후 기자가 류현진에게 “방어율이 낮으면 올스타게임에 뽑힐 가능성도 있는데”라고 하자 “안 가요.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가면 전력투구해야 되잖아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옆에 있던 통역 마틴 김이 “여기 올스타게임은 이기는 리그에 월드시리즈 홈 필드를 줘”라면서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은 전력투구를 한다고 말한 것은 거꾸로 국내 프로야구 올스타게임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 프로야구 올스타게임은 메이저리그처럼 치열하지 않다. 승패와 큰 관계가 없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스타게임에서 감동을 찾기란 쉽지 않다.

류현진은 한화 신인 때부터 7년 연속 올스타게임에 선발됐다. 2011년 부상으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을 때도 올스타로 선발됐다.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해까지 8개 구단에서 올스타를 뽑아 올스타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전반기에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신시내티의 추신수가 탈락하는 곳이다. 팬 투표로 주전 2루수 올스타가 된 브랜든 필립스가 “추신수는 올스타에 뽑혔어야 했다”고 말할 정도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는 30개 구단에서 선발된다. 한 해에 빅리그에 등록되는 투수만 해도 500명이 넘는다. 이에 따라 올스타 선수가 발표되면 항상 따라 다니는 뉴스가 바로 추신수와 같은 ‘스넙 플레이어(snub player)’다.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도 탈락하는 선수를 말한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벌이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자세가 진지하다. 17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벌어졌던 제84회 올스타게임에서 투수들의 피칭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선발 맥스 슈어저(디트로이트)는 1회 신시내티의 1루수 조이 보토를 시속 158km(99마일) 강속구로 삼진아웃시켰다. 내셔널리그의 선발 맷 하비(뉴욕 메츠)와 6회 구원 등판한 루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도 157∼158km의 강속구를 잇달아 뿌렸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신시내티의 마무리 아롤디스 차프만이 애덤 존스(볼티모어)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볼도 162km(101마일)의 강속구였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들로서는 최상의 플레이야말로 정규시즌 입장료보다 3배 이상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는 관중에 대한 예우이자 팬 서비스인 것이다.

▼ 류현진, 다저스 전반기 신인왕 뽑혀 ▼

한편 류현진은 ‘쿠바 몬스터’ 야시엘 푸이그를 제치고 다저스 구단이 선정한 전반기 최우수 신인에 선정됐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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