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표팀 홀거 오지크 감독은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출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대표팀 주력 선수들이 대부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터라 엔트리를 구성하는 일부터 난항이었다. “대회 보이콧까지 고려했다”는 게 오지크 감독의 속내. 실제로 이번에 방한한 호주 대표팀 대부분이 자국 A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한국, 중국, 일본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이었다. 1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첫 훈련에서도 오지크 감독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하지만 호주 주장 마크 밀리건(멜버른 빅토리)과 함께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지크 감독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입국 초반보다 여유를 찾은 듯 했다. 호주는 한국 홍명보호와 20일 같은 장소에서 대회 첫 대결을 치른다. 오지크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에 앞서 주요 국가들과 상대할 중요한 기회”라며 밝게 웃었다.
다음은 오지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회 출전 소감은?
“한국, 중국, 일본 등 좋은 상대들과 실전을 치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 앞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이번 대회는 월드컵을 준비할 아주 중요한 찬스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만으로 아주 중요한 무대라는 걸 알 수 있다. 분위기는 아주 좋다.”(마크 밀리건)
-핵심 멤버였던 조슈아 케네디가 빠졌다.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다. 한국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포함시켰지만 호주는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에서 케네디를 차출해주지 않았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아시아권 선수들을 모두 차출했는가.
“다행히 케네디를 제외한 다른 모든 멤버들을 차출할 수 있었지만 사실 쉽지 않았다.”
-케네디의 공백은 어떻게 메울 것인가.
“지난 2주간 점검을 해본 결과, 케네디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아직 팀을 못 찾은 수비수 루카스 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 미국 클럽과 계약을 할 것 같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었나.
“한국과 호주는 상당히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 사실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여러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틈이 없었는데, 이 대회를 통해 많은 걸 점검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보다는 우리의 경기력을 펼쳐내는 게 목표다.”
-오늘 공식 훈련을 왜 취소했는가.
“심한 교통체증으로 숙소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45분 정도가 공식 훈련 시간인데, 이건 몸을 푸는 정도다.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봤다.”
-한국은 어떤 팀일까?
“첫 상대이자 대회 개최국이다. 한국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실력도 뛰어나다. 아주 힘든 경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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