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시구가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주인공은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거주하는 김경현(56)-박미순(46) 씨 부부의 자녀 아홉 명이다. 맏이와 막내의 나이 차가 19세인 이 대가족은 올해부터 1군에 발을 내디딘 ‘9번째 심장’ NC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초빙한 특별 시구자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지난해 TV 프로그램(KBS1TV 인간극장)에 포항에 사는 9남매가 출연했다는 얘기를 듣고 수소문해 시구자로 섭외했다. 9구단 체제로 치르고 있는 올 시즌을 기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4명의 아들과 5명의 딸은 19일 올스타전 경기에 앞서 9개 구단의 유니폼을 하나씩 입고 나란히 포항구장 그라운드에 섰다. 투수가 9명이니 당연히 포수도 9명이 필요할 터. 9개 구단의 대표 선수들이 9개의 공을 받았다. 특히 이제 만 3세인 막내 효신 군은 역시 막내구단 NC의 신인선수 나성범과 따뜻한 포옹을 나눠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장남 효민(23) 군은 “고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우리 가족이 이렇게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돼 정말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물론 웃음도 빠지지 않았다. 사회자가 아버지 김 씨에게 “이제 10구단 KT도 탄생하는데, 혹시 한 명을 더 낳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김 씨는 멋쩍게 웃으며 “마음은 고맙지만 9명으로 만족하고 싶다”고 대답했고, 포항구장은 폭소의 도가니가 됐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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