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이스턴리그 올스타팀 류중일(삼성) 감독의 고향이다. 그래서 류 감독에게는 더 뜻 깊은 축제였던 듯하다. 류 감독은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이스턴리그를 승리로 이끈 뒤 “고향에서 올스타전이 열려서 기분 좋았다. 포항 팬들과 함께 승리해서 기분이 더 좋다”며 활짝 웃었다.
여느 올스타전과 달리 무척 진지하고 열정적인 경기였다. 사령탑의 준비 자세부터 그랬다. 류 감독은 “7회 전준우(롯데)의 역전 홈런이 나오고 8회에 이종욱(두산)이 도망가는 적시타 쳐줘서 흐름을 끊었다”며 “오현택(두산)이 중간에서 정말 잘 던져줬다. 전체적으로 중간 투수들이 정말 잘 해준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또 “올스타전이라고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프로 선수가 아니다. 양 팀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정말 열심히 해준 데 대해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스턴리그 사령탑을 맡았고, 2년 연속 승장이 됐다. 그러나 올스타전 감독은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삼성이 이스턴리그(삼성·롯데·두산·SK) 소속팀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야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류 감독은 “내년에는 올해 성적에 따라 사령탑이 결정되겠지만, 또 감독을 맡는다면 내년에도 또 이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다시 승부의 세계로 돌아가 치열한 순위 경쟁에 뛰어 들어야 한다. 류 감독은 “2위 LG와 0.5경기 차로 딱 붙어 있다. 지금 9개 구단 전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매 경기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며 “후반기 첫 게임부터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인터뷰실을 떠나며 이렇게 덧붙였다. “다음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렇게 인터뷰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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