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임의탈퇴 조치 적법하다”

배구연맹, 흥국생명 손 들어줘

‘국가대표 은퇴’라는 극단적인 카드는 소용이 없었다. ‘임의탈퇴 선수’ 김연경(25·사진)의 신분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배구연맹은 23일 서울 상암동 연맹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연맹은 김연경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하며 흥국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김광호 상벌위원장은 “자유계약선수(FA) 취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김연경이 흥국생명과의 계약 체결 의무를 거부했기 때문에 임의탈퇴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김연경이 연맹의 FA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흥국생명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이번 결과에 불복하면 10일 이내에 재심 신청이 가능하다. 재심은 연맹 총재가 관장하기 때문에 상벌위원회의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김연경의 국내 소속팀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김연경의 임의탈퇴를 요청했고 연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김연경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맹과 대한배구협회가 25일까지 자신의 신분과 관련한 답변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데뷔해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뛴 뒤 일본과 터키에서 각각 2년씩 활약했다. 국내 규정은 선수가 6시즌을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 이와 관련해 김연경은 데뷔 이후 6년을 채운 지난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흥국생명과의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국내 규정과는 별도로 해외에서는 자유롭게 뛸 수 있는 FA 신분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연경은 “연맹이나 구단과 의견 차이가 커 좋은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다. 이적동의서(ITC) 발급 주체인 협회의 의견을 들어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은 “김연경이 구단에 사과하고 해외 진출을 의논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