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197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0-1로 패한 이래 지난 2010년까지 무려 27번의 경기에서 0승 11무 16패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를 가리켜 '공한증(恐韓症)'이라고 불렀다. 올림픽대표팀간 전적에서도 중국은 한국에 1무 7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그러던 중국이 한국을 처음으로 꺾은 게 지난 2010년, 바로 동아시안컵 대회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의 수비진을 유린했던 덩주오샹(25)은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 일명 '중국 메시'로 불리며 유명세를 탔고, 중국 언론들은 '드디어 공한증을 극복했다'며 폭죽을 터뜨리듯 열광했다.
이 경기가 한국과 중국의 마지막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였다. 중국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나 아시안컵 등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 만날 일이 없었다. 동아시안컵 이외에 한국과 중국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 2002년 4월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 그리고 2000년 아시안컵 3-4위전이었다. 반면 3년전 역사상 첫 패배를 비롯해 중국과의 최근 4경기는 모두 동아시안컵이다.
중국은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상대가 됐다. 이 때문에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한국은 3년전 찢긴 공한증의 복수를 해야하는 입장이다.
중국에게도 이번 대회는 절박하다. 중국은 지난 6월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1-5로 참패, 호세 카마초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시진핑 당시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대패의 원인을 파악하라"라고 지시한 여파다. 중국은 지난 21일 열린 일본전에서도 1-3으로 밀리고 있던 후반 중반 이후 대반격에 나서 기어코 3-3 동점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 데뷔전이었던 21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끈끈한 경기를 선보이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제 홍명보 감독으로선 날카로운 창을 보여줄 때다. 자체 청백전 끝에 홍명보 감독의 창끝으로 발탁된 것은 김신욱(울산)이다.
한편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여자 축구 역시 남자 경기에 앞서 중국과 맞대결을 벌인다. 중국 여자 축구는 빛나는 과거를 뒤로 하고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 여자 축구 대표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16위)보다 낮은 팀은 중국(17위) 뿐이다.
양 팀의 첫 경기에서의 모습도 달랐다. 한국은 한수 위로 평가되던 북한과 접전 끝에 1-2로 패했지만, 중국은 일본에 일방적인 경기 끝에 0-2로 완패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소연(22·아이낙 고베)를 앞세워 '중국 사냥'에 나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