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 필 미켈슨이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했죠.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그의 퍼터가 큰 관심을 끌었던 것 같아요.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니 미켈슨은 이번 대회 때 로프트 2도짜리의 퍼터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퍼터와 로프트, 조금은 생소하죠. 2도짜리 퍼터는 어떤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혼마골프의 시로 타케다 씨에게 설명을 들어볼까요.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퍼터 헤드의 로프트는 3∼4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상태에서 로프트를 높이면 공의 회전력을 높여 더 오랫동안 굴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느린 그린에서 경기할 때 로프트가 큰 퍼터를 사용하면 같은 힘으로 쳤을 때 더 많이 굴려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퍼터의 로프트를 높이면 그만큼 정확한 타격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로프트가 직각(0도)에 가까워질수록 공의 회전력을 높일 수 있지만 정확하게 타격하지 않으면 공이 통통 튀었다가 구르는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퍼터의 로프트를 3∼4도로 만든 것은 이런 현상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미켈슨이 2도짜리 퍼터를 사용한 건 느린 그린에서 공의 회전을 더 빠르게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었네요.
퍼터와 관련해 어떤 규정들이 있는 지 함께 살펴보죠.
USGA(미국골프협회) 규정에 따르면 퍼터 페이스의 로프트에는 제한이 없고 길이와 라이각에 대해서만 규정을 두고 있어요. 길이는 최소 18인치 이상이어야 하죠. 라이각은 최대 78도까지 제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퍼터의 라이각은 71∼73도가 보통이죠. 참고로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로버트 갤리거스는 어렸을 때 사용했던 28인치(일반 제품은 33∼35인치) 짧은 퍼터를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한 가지 더, 퍼터의 무게도 중요한 성능 중 하나예요.
헤드의 무게는 스트로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그렇기에 그린의 상태나 퍼팅 스타일에 따라 잘 선택하는 게 좋아요. 퍼터의 헤드가 무거울수록 공의 회전성능을 높일 수 있죠. 따라서 그린의 속도가 느릴 때는 무거운 퍼터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반대의 경우 헤드가 가벼운 퍼터를 사용하면 조금 더 안정된 컨트롤이 가능해요.
그러나 상황에 맞춰 퍼터를 바꾼다는 건 그만큼 정확한 스트로크가 뒷받침되어야 하죠. 또 감각적인 요소도 중요하고요. 따라서 프로골퍼가 아닌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린의 상태에 따라 퍼터를 바꿔 사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저 역시 그린의 상태에 따라 퍼터를 바꿔 사용한 적은 아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