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전 승리후 팬들 “강민호 계속 7번 써 달라” 김시진감독, 선수가 혹 상처받을까 못들은 척
롯데 김시진 감독은 2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팬들로부터 칭찬을 듣고도 고개를 숙인 사연을 소개했다.
김 감독은
23일 한화를 5-4로 꺾은 직후 대전구장을 빠져나와 구단버스로 이동하는 길에 몰려든 롯데팬들로부터 “감독님, 강민호 선수 계속
7번으로 써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김 감독이 고심 끝에 내놓은 변형 라인업에 따라 강민호를 4번에서 하위타순인 7번으로
배치했다. 7월 들어 16연속타수 무안타로 헤매던 강민호는 후반기 첫 경기였던 23일 한화전에 7번으로 나서서 4회 좌익선상
2루타를 때리며 기나긴 안타 가뭄에서 일단 벗어났다. 모처럼 10안타를 치고 승리했으니 23일의 변형 타순은 성공작이라 평가할
만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팬들의 칭찬을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였다. 강민호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강민호가 그
소리를 들었으면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나”라고 말했다. 슬럼프 탓에 7번으로 내려갔지만 거기 있을 선수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24일에도 강민호를 7번으로 기용했는데, “8번 타순에 신본기가 아니라 정훈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신본기보다 장타력이 뛰어난 정훈을 8번에 넣어 강민호를 측면 지원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런 김 감독의 희망에
보답하듯 강민호는 24일 경기 4회 선제 3점홈런(시즌 6호)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