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3 동아시안컵 2차전 한국 대표팀 선발명단을 접한 현장 기자들은 대부분 당황했다. 23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훈련을 지켜보고 20일 호주전(0-0 무승부)과 비교해 1∼2명 정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으나 무려 9명이 새롭게 선발로 나온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변화를 많이 줄 것”이라고 했지만 훈련 내용상 크게 바뀌지 않겠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호주전에 선발로 뛰었던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왼쪽 날개 윤일록(서울)만 다시 나왔고 최전방 공격수 서동현(제주)을 비롯해 좌우 날개 염기훈(경찰)과 조영철(오미야) 등 9명이 새롭게 등장했다. 골키퍼는 잘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9명, 90%를 바꾼 셈이다. 통상 변화를 주기 위해 최대 2∼3명 정도를 바꾸는 관례를 벗어난 과감한 용병술이다.
왜 그랬을까. 전문가들은 홍 감독이 두 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홍 감독이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옥석을 가리려는 뜻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선수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경기 출전”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전 성남 감독도 “홍 감독의 머릿속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가고 있다. 경기를 통해 옥석을 확실하게 가리겠다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훈련을 하는 것과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특히 27연속 무패행진(16승 11무)으로 ‘공한증(恐韓症)’을 심어주다 2010년 2월 첫 패배를 0-3 완패로 당했던 중국은 꼭 다시 무너뜨려야 할 상대. 그만큼 부담 가는 경기지만 반대로 이런 부담을 떨쳐내고 잘 싸운 선수를 가려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위원은 “일본보다는 중국이 부담 없어 테스트의 장으로 활용한 것 같다. 이렇게 선수를 모두 평가하면 홍 감독으로선 28일 일본전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이 이번 선발명단 전면 교체로 ‘보장된 주전은 없다’는 것을 공공연히 보여줘 대표팀 내 무한경쟁을 유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주도하고도 중국과 0-0으로 비기고 2연속 무승부에 그쳤지만 홍 감독은 만족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섰다. 홍 감독은 “첫 골과 첫 승리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가급적 많은 것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두 경기로 선수들을 봤으니 이젠 일본전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8일 오후 8시 잠실주경기장에서 일본과 최종전을 벌인다.
한국 여자팀은 중국에 1-2로 패배
이에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1-2로 져 21일 북한전 1-2 패배에 이어 2연패했다. 한국은 중국전 2승 4무 24패의 절대 열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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