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역사회에서 기피시설로 취급받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이하 지사)가 지자체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주민친화적인 문화센터로 진화해 주목받고 있다.
대구지사가 대표적이다. 대구지사는 2002년 개장 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시위를 겪는 등 많은 진통을 겪었다. 김재산 전 대구지사장은 “베팅사업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불안감때문에 주민들이 굴삭기 앞에 눕는 등 반대가 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 대구지사에 대한 지역 민심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 전지사장은 “대구지사가 지원한 체육센터가 완공하던 날 주민들이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왔다”며 “문화와 교육 재정 지원을 하는 등 전방위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 지방세·기부금·문화 강좌…마사회 지사, 지역 발전에 이바지
마사회 지사가 지자체에 기여하는 분야는 무엇보다 재정이다.
한국마사회 30개 지사는 2012년 지방세(총 매출액 기준 레저세 10%·지방교육세 4%)를 7924억원 납부했다. 전국 지자체 지방세 징수액의 1.5∼1.6%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780억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세는 급식비, 교사 임금, 학교 환경 개선비 등 지역 교육 서비스 향상을 위해 요긴하게 쓰였다.
지역의 불우 계층을 돕기 위한 지원도 활발하다. 2012년 마사회 지사의 기부액은 39억원. 지사가 있는 지역의 거의 모든 복지시설이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전 도봉지사로부터 승합차를 기부받은 장애인 시설 ‘주바라기해피홈’의 관계자는 “마사회 지사의 차량 지원은 이동에 불편을 겪던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지역친화적 문화센터, 일자리 창출 효과도
마사회 지사가 운영하는 ‘문화센터‘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헬스, 영어, 골프 등 지사에서 운영하는 1만5000여개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2012년 80만명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서울 중랑지사에서 통기타 강좌를 수강 중인 이아미(54세·서울 중랑구 망우동)씨는 “다른 곳에서 배우려면 한 달에 10만원이 넘는 수강료를 내야하지만, 이곳에서는 무료로 전문 강의를 받을 수 있어 좋다”면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던 주민들도 좋은 시설과 알찬 문화강좌를 접하고 만족한다”고 전했다.
일자리 창출도 눈에 띈다. 각 지사는 발매, 주차, 시설운영 아르바이트 등에 지역 주민 6000여명을 채용했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들을 실버도우미로 대거 채용해 취약 계층의 복지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마사회 조문행 사업본부장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장외발매소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주민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사회와 공생 발전을 도모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