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애 “짧은 치마? 징크스 깨려고 입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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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6일 07시 00분


2009년 신인왕 수상에 이어 2010년 2승을 일궈내며 데뷔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프로골퍼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가 2년 동안의 슬럼프를 끝내고 부활을 다짐했다. 주영로 기자
2009년 신인왕 수상에 이어 2010년 2승을 일궈내며 데뷔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프로골퍼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가 2년 동안의 슬럼프를 끝내고 부활을 다짐했다. 주영로 기자
■ KLPGA 상반기 핫스타 릴레이 인터뷰 ‘패션으로 떴다’ 안신애

2009년 신인왕 2010년 2승 화려한 출발
내우외환으로 2년간 슬럼프 끝 부활
선언
잃었던 열정 회복 “골프가 즐거워졌어요”
파격적 의상 논란…“응원하는 팬도 많아”

짧은 치마, 몸매가 드러나는 패션.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는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다.

2009년 신인왕, 2010년 2승. 안신애는 프로 데뷔부터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그가 다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골프가 즐거워졌다”는 그는 “이제 필드에 서 있는 게 행복하다”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KLPGA 투어 상반기 ‘핫’ 스타로 떠오른 안신애를 만났다.

● “치마 조금 올려 입었을 뿐인데….”

그녀의 패션이 화제다. 특히 그의 짧은 치마는 골퍼들 사이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짧아도 너무 짧다는 의견과 보기 좋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화제의 당사자인 안신애는 키득키득 웃었다.

“원래 그렇게 짧은 옷이었냐고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은 치마를 조금 올려 입은 것뿐이거든요. 그게 그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분은 좋아요.”

치마를 입게 된 건 징크스를 깨보기 위해서였다.

“솔직히 경기할 때는 치마를 잘 안 입었어요. 치마를 입으면 성적이 좋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징크스를 깨보자는 생각에 짧은 치마를 입게 됐는데 그게 화제가 됐네요. 주목받게 된 것보다 징크스 하나를 깰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나 짧은 치마는 불편한 게 많다.

“제가 조신한 성격은 아니거든요. 경기를 하다보면 앉았다 일어서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땐 조금 불편해요. 다행히 치마 안에 속바지를 입고 있으니까 크게 부담이 되진 않아요.”

웃지 못 할 일도 여러 번 있었다.

“제주도 대회에서 있었던 일이죠. 치마를 입고 경기하던 중 갑자기 센 바람이 불어 치마가 살짝 올라갔던 적이 있어요. 물론 안에는 바지를 입고 있었죠. 그 순간을 누군가 촬영해서 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거예요. 그때 사진의 제목이 ‘안에 바지 입어서 괜찮아요’였던 것 같아요. 제발 그런 사진은 안 찍었으면 좋겠어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은 그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안신애는 “어떻게 그렇게 각도를 잘 잡으시는지….”라며 웃어 넘겼다.

이제는 응원하는 팬들도 많이 생겼다. 주변에서 모니터링을 해주고 코디까지 신경 써주는 팬도 생겼다. 그에겐 큰 힘이다.

안신애는 “제 패션을 보고는 ‘오늘 치마가 너무 예뻤다’는 분도 계시고, 색깔이나 코디에 대해 조언해주시는 팬도 생겼어요. 그런 분들을 보면 더 힘이 나요”라며 활짝 웃었다.

● “아빠 캐디하면서 골프 배웠죠”

안신애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건 뉴질랜드 유학시절이다.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1999년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골프를 배우기 위한 유학은 아니었다.

“골프를 하기 전에 성악과 한국무용을 배웠어요. 한복을 입고 무용을 하는 게 정말 좋았죠. 커서도 그런 쪽의 길을 걸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다 1년 뒤 아버지가 뉴질랜드로 오시면서 인생이 바뀌었죠.”

그의 부친은 골프광이었다. 젊은 시절엔 워낙 골프를 좋아해서 프로가 되려는 생각도 했었다. 부친은 지금 서울 강남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며 골프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가 골프를 많이 좋아하셨어요. 거의 프로급 실력이었다고 들었어요. 아버지가 뉴질랜드로 오시면서 저에게 골프를 가르치게 되셨죠. 처음엔 아버지를 따라 캐디로 나갔죠. 그러다 골프에 재미를 느끼게 된 거죠.”

골프 시작 이후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뉴질랜드에서 4년 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

한국으로 돌아온 건 유학 후 8년 만이다. 처음엔 유학파라는 이유에 선배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그는 실력으로 극복했다.

2007년부터 2년 간 드림(2부) 투어에서 활약했고, 2009년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탄탄한 실력 덕분에 적응은 빨랐다. 데뷔와 동시에 신인상을 휩쓸었고, 이듬해 2번의 우승을 이뤄내며 단숨에 스타대열에 합류했다.

꾸준할 것 같았지만 고비가 찾아왔다. 2011년 어머니의 갑작스런 유방암 수술, 그리고 대회 도중 장출혈로 인한 복강경 수술을 받는 등 힘든 일이 계속됐다. 슬럼프가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안신애는 “그때는 골프가 정말 싫었어요. 그냥 쉬고 싶었고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았죠”라며 힘들었던 시절을 곱씹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다시 열정을 되찾았다.

“이제는 알게 됐어요. 골프도, 인생도 노력하지 않으면 대가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요. 지금은 골프장에 가는 게 최고의 행복이죠. 하반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짧은 치마가 아닌 실력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 할게요”라고 다짐했다.

골퍼 안신애. 사진제공|KLPGA
골퍼 안신애. 사진제공|KLPGA

■ 안신애는?

1990년 12월 18일생 165cm, A형 뉴질랜드 골프 국가대표 출신 2008년 KLPGA 입문 2009년 KLPGA 신인왕 2010년 히든밸리 여자오픈 우승 2010년 하이원리조트 채리티오픈 우승 2010년 상금랭킹 3위 2011년 넵스마스터피스 준우승 2012년 상금랭킹 61위 2013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5위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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