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본 야구] 권위적 리더십엔 ‘함정’이 있다

■ 스포츠동아·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

권위적 감독 vs 민주적 감독

팀·선수 원하는 지도자상 일치때 긍정 효과
女 선수, 男 보다 더 민주적인 지도자 선호

권위적 지도자일수록 도덕성은 필수 항목
경쟁·실패 배려 않으면 어린선수에 악영향

야구에서 권위적 감독이 나은지, 민주적 감독이 나은지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대화주제 중 하나다. 스포츠심리학의 리더십 연구는 이런 식의 지도자 특성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연구 결과는 쉽게 일치되지 않았다. 이어 수행된 많은 연구들과 관련 이론들은 다음과 같은 함의를 제시한다. 해당 팀의 다양한 상황이 요구하는 지도자 유형과 선수들이 선호하는 지도자 유형이 실제 지도자의 유형과 서로 더 일치될수록 리더십의 긍정적 효과는 크다. 즉, 어떤 야구팀에 권위적 감독이 좋은지, 민주적 감독이 좋은지는 이런 내용의 일치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야구는 경기 중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부분과 팀원으로서 함께 수행하는 부분이 섞여있는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팀 내 개인간의 경쟁이 팀의 전력 향상에 기여하는 측면과 전체로서 하나가 돼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만 효과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다. 팀이 처한 그 외의 상황도 다양할 것이다. 선수들이 선호하는 지도자 유형도 아주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리더십과 관련한 연구 결과, 민주적 지도자에 대한 선호도는 남자 선수들보다는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권위적 지도자의 경우 유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첫째, 권위의 가장 중요한 초석은 지도자의 도덕성이다.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어야(최소한 선수들에게는) 리더십이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도덕성에 근거하지 않은 권위는 선수에게는 독재, 폭력일 뿐이다.

둘째, 좋은 리더십은 본인의 지도 유형이 팀 상황과 선수들의 선호도 등과 일치될 때 형성된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권위적 지도자가 종종 사용하는 팀 내 선수간 경쟁에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 있다. 경쟁은 흔히 제로섬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결과에 따른 호불호의 보상이 마치 도박처럼 한쪽에 집중돼 주어질 위험성이 있다. 경쟁에 패한 쪽의 피해가 특히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도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 반드시 배려해야 한다.

넷째, 권위적 지도자가 흔히 과도하게 강조하는 ‘강한 승리의지’도 합리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강한 승리의지’는 좋으나, ‘무조건 승리에만 가치를 두는 것’은 곤란하다. 경쟁에서 승리가 있으면 패배가 있고, 양측이 모두 승리에만 가치를 두면 그들의 만족이 병립될 수 없다. 우리가 ‘최악의 경우 하지 않아도 되는’ 스포츠 경쟁에서, 공존의 인류사회가 지향하는 바와 반대되는 가치관을 젊은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

다섯째, 초등학교 야구 등 아동의 스포츠경쟁 참여 시 경쟁과 승패 경험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2세 또는 13세 이전에는 심리학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능력 개념’의 분화 발달이 완성되지 않아서, 특히 실패 경험들이 아동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승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