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과 신시내티 추신수(31)가 펼친 한국인 빅리거의 투타 맞대결은 다저스타디움뿐 아니라 바다 건너 한국까지 달아오르게 만든 빅이벤트였다. 둘은 가슴에 ‘보이지 않는 태극기’를 단 전국구 스타이니 더 그랬다. 삼성의 연고지역 대구에서도 열기는 뜨거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단골 사우나에서 실감한 사실이다. 류 감독은 28일 대구 넥센전에 앞서 “야구장에 나오기 전 사우나에 들렀다가 경기 중반부터 봤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고 귀띔했다.
사연은 이렇다. 사우나 안에는 TV가 여러 대 설치돼 있다. 일단 라커룸에 모두가 볼 수 있는 큰 TV가 놓여 있다. 내부의 사우나 데크에도 작은 TV가 한 대씩 더 있다. 평소 라커룸 TV에는 뉴스전문채널이 고정돼 있고, 각기 다른 데크에선 고객들이 보고 싶은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 그러나 이날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원래는 다 다른 채널을 보는데, 오늘은 라커룸부터 데크 안 TV들까지 모조리 다 류현진-추신수 경기가 고정돼 있더라”는 것이다.
그 덕분에 류 감독도 두 선수의 명승부를 흐뭇하게 감상한 것은 물론. 류 감독은 ‘이제 (한국에서) 류현진을 상대할 일이 없어 마음이 편하겠다’는 주변의 말에 껄껄 웃더니 주먹까지 불끈 들어 보이며 말했다. “당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