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신시내티전 완벽투로 9승
7이닝 2안타 1실점 구위 완전 회복… 직구 최고 153km, 슬라이더도 예리
秋, 안타 못 때렸지만 6회 호수비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류현진(26)의 야구 두뇌는 정말 뛰어나다. 9단급이다. 전반기를 마치는 날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후반기 과제로 “브레이킹볼(커브, 슬라이더 등)을 예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안방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고 평가해도 될 만큼 완벽했다. 의식을 할 수밖에 없는 선배 추신수와의 대결. 전석 매진으로 꽉찬 5만2675명의 관중 앞에서 류현진은 추신수의 방망이를 잠재우며 시즌 9승(3패)째를 거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투타 대결은 2010년 7월 30일 박찬호(뉴욕 양키스)-추신수(당시 클리블랜드) 이후 약 3년 만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5월 28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3-0)을 거뒀을 때를 방불케 하는 구위를 선보였다. 전반기에 보여준 힘 있는 빠른 볼과 특유의 완급 조절이 절묘하게 가미되면서 7이닝 동안 단 2안타 1볼넷만을 내주고, 삼진은 9개나 잡아냈다. 올 시즌 삼진 수는 105개가 됐고, 평균자책점은 3.14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최근 삼진 수가 줄어들면서 다저스 취재기자들로부터 “체력이 떨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등판 사이에 불펜 피칭을 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충고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날 장타력과 집중타를 겸비한 신시내티를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펼쳐 보임으로써 현지 기자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한 미국 기자는 매팅리 감독이 기자실에 들어서자 “어제 클레이턴 커쇼, 오늘 류현진의 호투로 신시내티에 승리를 거뒀다. 소감을 말해 달라”고 물었다. 류현진의 피칭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직구의 제구력이 아주 좋았고, 슬라이더가 매우 예리했다. 자신감 있게 볼을 던졌다”고 평했다. 삼진을 빼앗은 구질이 주로 슬라이더였다. 더구나 9개의 삼진 가운데 루킹 삼진이 3개였다. 그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올 시즌 20번째 등판을 하는 동안 류현진의 초구는 시속 146km(91마일)를 넘어섰던 적이 없었다. 스스로 “초구를 그렇게 빠르게 던진 기억이 없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1회초 신시내티의 선두 타자 추신수를 상대로 초구에 91마일의 직구를 뿌렸다. 신시내티전을 앞두고 철저하게 대비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초구 빠른 볼로 스트라이크를 던진 뒤 (추신수를) 다소 의식해서인지 힘이 들어갔다”며 1회 톱타자 추신수에게 허용한 볼넷을 설명했다. 류현진의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153km(95마일).
두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 아웃을 당한 추신수는 세 번째 타석에서는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지는 커브에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며 삼진을 당했다. 이날 볼넷 1개에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뿐 아니라 신시내티의 강타선이 류현진의 볼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6회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이날 류현진이 기록한 단 하나의 실투는 1-0으로 앞선 2회초 신시내티의 제이 브루스에게 1점 홈런을 내준 것이다. 좌타자 브루스는 이날 홈런을 포함해 이번 다저스와의 시리즈에서 홈런 3개를 뽑아냈다. 다저스는 1-1로 맞선 5회말 1번타자 스킵 슈마커의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뒤 7회말 에이드리언 곤살레스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4-1로 승리했다. 다저스는 이날 샌디에이고에 3-12로 패한 리그 2위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1경기 반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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