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 갈증 풀었지만… 승리 갈증 못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03시 00분


■ 동아시안컵 축구 일본과 최종전
대표팀 새내기 윤일록 전반 32분 동점골, 종료직전 결승골 허용 1-2 패… 3위 그쳐
홍감독 “우리 선수들 명암 볼 수 있었다”

환호하는 日… 침통한 홍감독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전 한국-일본 경기에서 종료 직전 골을 내준 뒤 1-2로 패색이 짙어지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뒤로 보이는 일본 벤치의 환호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환호하는 日… 침통한 홍감독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전 한국-일본 경기에서 종료 직전 골을 내준 뒤 1-2로 패색이 짙어지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뒤로 보이는 일본 벤치의 환호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첫 골은 나왔다. 하지만 첫 승은 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최종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승리 없이 2무 1패(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일본(2승 1무)이 우승, 중국(1승 2무)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윤일록(서울)은 0-1로 뒤진 전반 32분 이승기(전북)와 2 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아크서클 부근에서 20m짜리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작렬시켜 홍명보호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윤일록은 이번 대회에서 홍 감독이 호주전, 중국전에 이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시킨 유일한 필드 플레이어다. 윤일록과 함께 이번 대회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온 선수는 골키퍼 정성룡(수원)뿐이다. 이번 대회가 A매치 데뷔 무대였던 윤일록은 국가대표로 발탁해준 홍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셈이다.

하지만 전반 24분 상대 공격수 가키타니 요이치로(세레소 오사카)에게 먼저 골을 내준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 또다시 가키타니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하면서 안방에서 숙적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홍 감독은 “3경기를 통해 우리 선수들의 명암을 볼 수 있었다. 좋았던 부분도 있고 안 좋았던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경기력 중 마음에 든 부분으로는 공격력을 꼽았다. 그는 “마무리를 잘 못해 득점이 적었던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공격 기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좋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홍 감독이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울산)을 한 번도 선발로 내보내지 않은 것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 가는 공격 옵션에는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는데도 김신욱이 들어가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공을 띄우는 모습이 보여서 김신욱을 오래 쓰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오늘 일본전에서도 드러났는데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계속 몰아붙이는 상황이었다. 경기는 최소한 1-1로 마무리됐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홍 감독은 다음 달 14일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도 되도록이면 국내 선수들 위주로 꾸리고 유럽파 차출은 9, 10월쯤 돼서 생각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붉은악마’ 응원단이 경기장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대형 현수막을 건 것에 대해 일본 측이 항의했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응원단에서도 경기 전 10여 분간 대형 욱일승천기가 등장했고, 대회 관계자와 한국 관중의 항의를 받은 뒤에야 욱일승천기는 사라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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