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여름은 잔인했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는 초토화됐다. 헌신적인 스테보가 계약해지로 떠났고, 대체카드로 나쁘지 않았던 라돈치치도 시미즈 S펄스(일본)에 단기 임대됐다. 수비수 보스나는 광저우 부리(중국)로 이적했다. 여기에 정대세는 7월 초 입은 발등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는 다음 달 3일 ‘라이벌’ 서울 원정을 통해 그라운드 복귀를 노렸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늦어졌고, 8월 중순 이후에나 나설 수 있다. 그럼에도 수원은 마지막 전력 보강 기회였던 여름이적시장에서 브라질 공격수 산토스를 영입한데 그쳤다.
결국 수원에 유리한 구석은 없다. 경고누적과 퇴장,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전반기 때도 수원 서정원 감독은 연이은 부상 이탈에 신음했다. 3월을 제외하면 수원은 동계훈련에서 구상했던 주력 라인업을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그나마 당시에는 외국인 선수들을 두루 활용하면서 버텨냈지만 후반기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현 시점에서 수원의 유일한 희망은 쇄골 부상으로 한동안 떠나있던 공격수 조동건의 복귀다.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러진 K리그 클래식 제주-포항 원정 2연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제 조동건은 31일 부산전(홈)부터 공격 선봉에 서야 한다. 부산은 작년까지 수원을 이끈 윤성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부담스러운 상대다. 4월 첫 대결에서 수원은 1-2로 패해 설욕이 절실하다.
서 감독은 “전력 보강이 미흡해 아쉽긴 하지만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겠다. 조동건도 그렇고 우린 괜찮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