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화이트삭스 WS 승부조작도 구단이 선수에 세탁비 떠넘겨 불만 탓
최초 유니폼은 신사복에 밀짚모자… 1880년대엔 포지션별로 다르게 입고
대신 양말 색깔은 통일해 팀 구분… 1976년 반바지 나왔지만 곧 사라져
야구 유니폼은 원래 ‘신사복’이었다. 1849년 야구팀으로는 처음 유니폼을 채택했던 ‘뉴욕 니커보커스’는 모직 바지와 플란넬 셔츠로 된 신사복을 입었다. 모자는 밀짚모자였다. 지금 같은 야구모자(cap) 형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60년대였다. ‘브루클린 엑셀시어즈’가 처음 이 모자를 썼다고 하는데 정확한 연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바지 형태가 변한 건 1868년이다. 신시내티는 이해 무릎까지 올라오는 니커스라는 바지를 입고 무릎 아래로 빨간 양말을 신었다. 현재 추신수의 소속팀인 신시내티가 레즈(reds)라는 팀명을 얻게 된 이유다.
1882년에는 같은 팀 선수들도 포지션에 따라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대신 양말 색깔로 팀을 구분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같은 팀 이름이 남아 있는 이유다.
1890년대가 되면서는 안방경기에서는 흰색, 원정경기에서는 회색 유니폼을 입는 게 일반화됐다. ‘프로야구’가 활성화되면서 원정경기가 늘었기 때문이다. 원정경기에서는 빨래하기가 쉽지 않아 때가 덜 타는 회색 유니폼을 입었던 것이다. 빨래 문제는 20세기 초반까지도 골칫거리였다. 1919년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구단주가 원정 빨래 비용을 선수들에게 전가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것은 이해 월드시리즈 때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승부 조작을 저지른 유명한 ‘블랙삭스 스캔들’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이때까지도 야구 유니폼은 ‘신사복’이 원칙이었기 때문에 상의에는 옷깃이 달린 게 일반적이었다. 선수들이 옷깃을 세우고 경기를 뛰는 게 유행이었다. 이후 단추 대신 지퍼나 레이스를 채택한 팀도 있었지만 유니폼 상의가 ‘셔츠’라는 개념은 달라지지 않았다. 1970년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팀 중 처음으로 라운드형 티셔츠 형태의 유니폼을 도입했다. 그러나 1993년 신시내티를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유니폼은 다시 전부 셔츠 형태로 돌아갔다.
화이트삭스는 1976년 반바지 유니폼을 도입했지만 시즌 중 다시 긴 바지로 돌아갔다. 경기를 하는 데 불편하고 보기에도 우스꽝스럽다는 이유였다. 긴 바지에 허리띠까지 반드시 매야 하는 건 야구 유니폼이 신사복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1916년 옷깃에 처음 번호를 달았고 1920년에는 등번호를 도입했다. 뉴욕 양키스도 1920년 개막전부터 유니폼에 등번호를 달려고 했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돼 1등을 클리블랜드에 넘겨줬다. 유니폼에 이름을 쓴 건 1960년 화이트삭스가 처음이었다.
뉴욕 양키스의 상징과도 같은 줄무늬 유니폼(핀스트라이프)은 뚱뚱했던 베이브 루스가 날씬하게 보이도록 디자인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루스는 1920년부터 양키스에서 뛰었고 양키스는 1912년 이 유니폼을 채택해 사실과 다르다. 양키스 유니폼에는 이름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선수들에게 자신이 아니라 팀을 위해 뛰어 달라는 주문을 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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