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현역 9명의 사령탑은 물론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꼽힐 정도로 선 굵은 야구, ‘빅볼’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상대팀에서 좌완투수를 내세워도 왼손 대타를 낼 정도로 뚝심 있는 야구를 펼친다. 선수들의 타순 및 포지션과 관련해서도 상황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한번 믿으면 충분한 기회를 주고 기다리는 리더십을 보여왔다.
그러나 신생팀 NC에서 김 감독은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역동적으로 승부수를 띄어왔다. 스프링캠프에서 조영훈의 외야수 전향에 도전했고, 개막 직후 유격수 노진혁의 발탁과 베테랑 이현곤의 3루수 이동을 결정하는 등 연속적으로 변화를 꾀해왔다.
NC는 7월을 지나며 확연히 안정기로 접어들었지만, 김 감독은 또 한번 리드오프 김종호의 수비 포지션 이동이라는 실험에 나섰다. 김종호는 삼성 시절 정상급 주루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외야에서 송구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외야수 중에서도 어깨가 가장 강해야 하는 우익수로 올 시즌 과감히 김종호를 발탁했다. 그리고 7월 중순부터 서서히 김종호를 좌익수로 변신시키고 있다. 그동안 김 감독의 믿음 속에 빠른 발과 정확한 포구로 부족한 송구능력을 상쇄해왔던 김종호는 이제 송구 부담에서 좀더 자유로운 좌익수를 맡아 타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31일 문학 SK전에 앞서 “8월에는 우리의 목표인 4할 승률을 위해 더 힘을 내겠다. 미래가 아닌 오늘에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한 김종호에게 좌익수를 맡긴 이유는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