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근우(31)는 1일 문학 NC전에서 1회말 좌월솔로아치(비거리 110m)를 그리며 시즌 홈런을 9호로 늘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고 배트를 던질 정도로 장쾌한 타구였다.
정근우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7년과 2009년의 9개.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적이 없지만, 올 시즌에는 유력해 보인다. 아직 시즌이 50경기 가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근우의 홈런 증가가 가장 기쁜 이는 세 자녀들이다. 모두 야구선수와 이름이 같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삼남매. 첫째 아들 재훈(5), 둘째 아들 지완(3), 막내 딸 수빈(1)은 ‘아빠’가 홈런을 치기만을 바란다. 가장 큰 이유는 ‘아빠’의 홈런이 무엇보다 멋진 장면이기 때문. 그러나 실질적 이유도 따로 있다. 바로 인형 선물 때문이다.
홈경기에서 홈런을 친 선수에게는 인형이 주어진다. 정근우는 5월 7일 두산전, 6월 20일 삼성전, 7월 17일 넥센전, 8월 1일 NC전 등 문학구장에서 총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세 자녀에게 사이좋게 인형 한 개씩이 돌아갔고, 1일 홈런의 성과물은 막내 딸의 차지가 됐다. 이에 두 아들들은 은근히 섭섭해하는 눈치를 보였다고. 아빠에게는 이제 홈런을 추가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생긴 셈이다. 정근우는 “홈런을 치고 들어가면, 애들이 참 좋아한다. 그 홈런이 팀 승리와도 연결이 돼야 하는데…”라며 가장이자, 주장다운 한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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