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이 ‘골프여왕’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그랜드 슬램을 저지하며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75만 달러·우승상금 약 4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루이스(미국)는 5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최나연(26·SK텔레콤)과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이상 6언더파 282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숨 막혔던 승부는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결정됐다.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은 건 끈기와 인내 그리고 집중력이었다.
루이스는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졌다. 선두와 3타 차로 벌어져 역전이 어려워 보였지만 마지막 2홀에서 기적을 만들어 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파4)에서의 버디는 우승의 결정타가 됐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으니 2타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도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루이스는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의 그랜드 슬램 저지와 함께 한국 선수들이 이어온 메이저 연승 기록도 제동을 걸었다. 한국 선수들은 최나연(2012년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신지애(2012년 브리티시여자오픈), 그리고 박인비(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가 메이저 우승 기록을 이어왔다.
박인비와의 지존 경쟁도 다시 뜨거워졌다. 루이스는 우승으로 세계랭킹 포인트 9.74점(지난주 8.06)을 획득해 박인비와의 간격을 좁혔다. 박인비는 12.99점에서 12.91점으로 조금 낮아졌다.
루이스는 우승 뒤 “박인비의 메이저 3연승은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라면서 “세계랭킹 1위를 내준 건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 박인비가 잘해서 그렇게 됐다. 1위 복귀를 위해 더 즐기겠다”라고 새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7월 US여자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최나연은 최종일 3,4라운드를 연이어 치른 탓에 마지막 집중력이 흔들렸다. 우승을 놓친 최나연은 “아쉽지만 다음 메이저 대회를 노려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