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판단해야할까. 삼성 새 외국인투수 에스마일린 카리대(30)가 국내무대 첫 선발등판에서 기대 이하의 피칭으로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카리대는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1.1이닝 만에 5안타 4볼넷 6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됐다. 1회초 선두타자 고동진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2번 한상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진행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김태균의 좌전안타로 1사 1·3루의 위기를 맞은 카리대는 송광민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양기 타석 때 폭투를 범해 2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이양기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3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추승우와 이대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정범모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가까스로 이닝을 마쳤다. 1회에만 9타자를 상대했고, 투구수는 40개에 이르렀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다. 선두타자 고동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2루서 최진행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김태균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아 1·2루 위기에 몰린 뒤 강판되고 말았다. 후속 투수 이동걸이 주자 2명을 모두 들여보내 카리대의 실점은 6점으로 불어났다.
이날 1.1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5안타 4볼넷으로 9명을 출루시켰고, 투구수는 무려 61개나 됐다.
카리대는 이날 국내무대 3번째 등판이자 첫 선발등판. 앞서 2차례 등판은 모두 구원등판었다. 2일 잠실 LG전에서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하며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해 무난한 국내 데뷔전을 치르는 듯했다. 그러나 4일 잠실 LG전에서는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4타자를 상대하며 2안타 2볼넷 1실점하면서 불안감이 들게 했다. 결국 이날 한화전 선발등판까지 3경기에 등판해 2.1이닝 7실점(방어율 27.00)을 기록하게 됐다.
카리대는 스스로 테스트를 자청하며 삼성에 입성했다. 퇴출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낙점된 카리대지만 현재까지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삼성 벤치를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다. 테스트 때엔 구속도 150km를 넘었지만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8km였고, 대부분 직구가 140km 초·중반에 그쳤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은 알지만 역시 컨트롤에 문제점을 보여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까지만 해도 카리대(본명 카리다드)의 등록명 얘기가 화제에 오르자 “‘들이대’로 할 걸 그랬나? 김흥국 말처럼?”이라고 농담하며 카리대가 적극적인 승부를 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경기 후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 어려운 경기가 됐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로 2-14의 대패에 대해 사과를 해야만 했다. 류 감독으로선 카리대의 향후 쓰임새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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