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첫날의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도,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40·미국)도 아니었다.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70·716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우즈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1오버파 71타로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미켈슨 역시 마지막 홀 더블보기로 우즈와 함께 공동 50위에 자리했다. 그 대신 리더보드 상위권에는 모처럼 낯익은 이름이 올랐다. 유럽의 강자로 2011년 한국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폴 케이시(36·잉글랜드·사진)가 주인공이다. 케이시는 이날 3언더파 67타를 치면서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선두인 애덤 스콧(호주), 짐 퓨릭(미국·이상 5언더파 65타)과는 2타 차.
지난 2년간 케이시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09년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그는 2011년 10월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톱 랭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그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스노보드를 타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친 이후 추락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수술은 피했지만 온전치 않은 몸으로 투어 출전을 강행한 게 문제가 됐다. 스윙 폼이 흐트러지면서 컷 탈락을 밥 먹듯 했고 세계랭킹은 169위까지 떨어졌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7월 1일 끝난 유럽투어 아이리시오픈이었다. 어깨가 많이 회복된 상태로 경기에 나선 케이시는 마지막 날 67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2위와 3타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12번째 유럽투어 우승이었다. 당초 그는 PGA 챔피언십 출전 자격이 없었으나 이 대회 우승으로 가까스로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이 자리에 얼마나 서고 싶었는지 모른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법”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내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도 1언더파 69타를 치며 22위에 자리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8타 차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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